나는 행복하다

kinoson 2008.04.16 07:58:27
1.

유독 자신과 맞지 않는 어떤 장소가 있는 듯 하다.

나에게는 충무로가 특히 그러한데....

2001년... 한국영화계에 한 휙을 그으리라 마음먹고

영화판에 몸을 내 던진지 대략8년..

그동안 12편의 영화에 참여했고

4편을 촬영하고...

8편이 엎어졌다...

그 12편의 참여작 중

충무로로 출퇴근 했던것이 4편

강남쪽으로 출퇴근 한것이 7편

그 외 1편

충무로에서 준비하던 4편은 전부 엎어지거나 그만두게 되고

강남쪽으로 츨퇴근 한 7편의 영화중 4편이 촬영에 들어갔고

그 외 지역 1편은 엎어졌다

확률적으로 보더라도 강남쪽이 월등히 앞선다...

왜일까....? 심각하게 고민해볼려다....말았지만

여튼....그렇다...

요즘은 일이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사무실 위치를 물어보게된다...


2.

나는 선지국밥을 못먹는다..

정확히는 못 먹었다...

아무리 맛있다는 곳에 가서 먹어도 선지 특유의 비릿함 때문에

결국 국물만 떠먹게 된다.

열흘전쯤 아는형과 집 근처에서

강동구 술을 다 먹으리라 다짐하고 미친듯이 마신적이 있다.

당연히 악마kinoson 에게 내 몸은 점령당했고...

새벽 4시쯤 걸어가는데 집근처에 있는 2500원짜리 국밥집이 보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악마kinoson 이 시키는데로 그 집을 향했고

역시 의지와 상관없이 선지국밥을 시켰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선지국을 게토레이 먹듯 마시고

선지를 조각내어 미친듯이 입안에 넣었다...

이런일이.......

맛이 있었다.....

다음날 조각조각 기억나는 어제일을 생각하니 내가 선지국밥을

맛있게 먹었던것이 기억났다...

술기운에 맛있었던 것이겠지....

맨정신에 다시 한번 그집을 찾았다...

결론은...

이제부터는 선지국밥을 먹을수 있게 되었다는거....


3.

항상 그렇듯이 미친듯이 일이 안풀릴때가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낼모레쯤 한국영화판이 완전 망할것처럼 떠들어댄다

위기론이 어쩌고 저쩌고....

그 말들에 덩달아 언론도 신이 났고...

우습다...

내 기억에 영화판 안 힘든적이 없었는데...

적어도 스탭으로 살아가기에는 말이다....

어제 또다시 쇼생크 탈출을 봤다...

마지막에 앤디가 레드에게 편지를 남긴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왔다....

- 희망은 좋은거에요...좋은건 절대 사라지지않아요...

좋은건 사라지지 않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

희망은 좋은게 맞는거 같다...


4.

어짜피 힘든거 다 아는데...

누구나 어려운거 다 아는데...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어보자는....

- 여름은 왜 이렇게 덥고 지랄인거야

투덜대봐야 시원해지는거 아니니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