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행흡연
요즘 금연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길거리 흡연을 하다보면
역겨운 담배 냄새 때문에
담배연기에 살의를 느낀다는 얘기를 듣고는
길을 가다가 도저히 흡연욕구를 못 참을 것 같을 땐
건물 구석에 짱박혀서 담배를 태우는 편인데요
한번은 담배를 피우고
무심결에 길바닥이 아닌 건물 화단 쪽에 담배꽁초를 버린 적이 있었슴다.
2. 구청 공무원
그때 어디선가 '석양의 무법자'풍의 배경음악이 깔림스롱
서부극에 나오는 산쵸 캐릭터를 닮은 잠바 차림의 아저씨 한분이 다가오시더니
품안의 파일을 펼쳐 보이시며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시도만요
파일 안에는 무단 투기 어쩌고 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슴다.
3. 폐기물 관리법 제8조 제1항
공무원이 담배꽁초 투기를 단속한다는 것도 잘 이해가 안 되거니와
잠시 당황한 저는
"아저씨가 경찰이예요??? 아저씨가 왜 남의 신분증을 제시하라 마라 하심까요?
경찰도 불심검문을 할 때는 관등성명과 소속을 밝힌 후에
불시 검문검색을 왜 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고지하고 나서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해야 되는 걸로 알고 있넌디요
아자씨가 뭔디
제 신분증을 보여달라 말라 하시는 검까??
아저씨나 신분증을 제시해 주셈~!"--;;;이라고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공무원 아저씨께서는
(먼저 구두로 설명이나 정확한 고지를 안했어도)
파일 안에 공무원 명찰이 끼워져 있는데다
폐기물 관리법 제8조 제1항에 따라서 단속을 하는 것이며
어쨌든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했으니
신분증을 보여 달라시며
한 동안 저랑 옥신각신 하다가
급기야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대가리에 과부하가 걸리문서 스팀이 돌기 시작한 저는
한순간 띵 받아서 "이런 씨부럴! 경찰 불러이쒸~!" ㅡㅡㆀ라고~ 사자후(?)를 토하는 바람에 크게 싸움이 번졌었는데요
경찰 아저씨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제가 그 공무원 분에게 제시했던 나름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슴다.
1) 폐기물 관리에 의한 무단 투기 단속의 근거를 명백하게 밝히지 않았고 관등성명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
("아닌 말로 아저씨가 경찰인지 공무원인지 아니면 구청 직원을 사칭하는 건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슴까?"라고 따지닝께 이 지점에서 그 아저씨도 빡이 돌기 시작했슴다 -_-;;;)
2) 길바닥도 아니고 건물쪽 화단에 버린 꽁초를 단속하는 건 너무 유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 --;;;
(최대한 비굴하게 담배꽁초를 다시 줏으면스롱 "공무 행정을 보니라꼬 고생하시는건 알겠는데...꽁초 주웠슨께 한번만 봐주셈~"이라고 했다가 씨알도 안먹힘;;;)
3) "언제부터 공무원이 담배꽁초 투기를 단속했슴까?"라는 제 질문에
"지난 1년 동안 (방송 등을 통해서) 계도를 했었고..."
"전 아저씨한테 계도 받은 적도 없고요~ 방송에서 본적도 없는디라~!"라는 반박에
자꾸 말이 공회전을 하게 되면스롱;;;
4) "아저씨가 명찰이나 완장을 차고 있는 것도 아닌디 공무원인지 아닌지 지가 어찌케 알겠슴까요??
신분을 밝히지 않고 고압적으로 단속을 하셨다는 것 자체가
함정단속 아님까요?"
다시 1)번으로 도돌이표 --;;;;;;;;;;;
4. 딱지
20여 분간 길거리에서 언쟁을 벌이고 나서야
차가 막혀서 늦게 도착했다는 경찰 아저씨들에게 사정 설명을 하면스롱
무심결에 내뱉은 '제가 꽁초를 버린 건 잘못한 거지만...'이라는 멘트에
경찰 아저씨께서 마치 이베리아 반도를 비행하는 한 마리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듯;;;
저의 말을 되받아치면스롱
"흠...그럼 잘못을 인정하시는 거네요...딱지떼셈~!" ㅡ-; 이라고 결론을 내리시도만요;;;
아조 명쾌한 판결 앞에서
잠시 전열(?)을 가다듬고 운기조식을 해가며
"(구청) 공무원이 담배꽁초 투기 단속을 한다는거 나넌 인정모대~!"라고 단전에서부터 기를 끌어모아 화권(?)을 쓰면스롱;;;;;;;;;;;
'차라리 경찰 아저씨들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정당하게 딱지를 떼면 나도 신분증 제시하고 과태료를 물겠슴다' 라는 이쑤시개(요지)의 말씀을 드렸더니
경찰 아저씨들의 답변에 단 한순간 무력화 될 수밖에 없었슴다...
"딱지 남은게 없는디..." --;;; (옆에 경찰을 돌아보며) "딱지 좀 있으?"
"(도리도리) 안 가져 왔는디~~~" "그냥 공무원 아저씨헌티 딱지 떼씨요!"라는 말을 남기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시도만요;;;;;;;;;
갑자기 맥이 탁-풀려버린다고 해야 허나요..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거리에서 악 쓰는 게 쪽팔리기도 하고
(과태료가 5만원 부과될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결국 딱지를 떼긴 뗐슴다요...
단속을 하시는 그 공무원 아저씨께서 낮은 목소리로
"그라도 모자 쓰고 완장 찬 비정규직들보다 난 나은 편이지..미안허요~ 나도 하고 싶어서 이 짓 하는 거 아니요..."라는 말과 함께
위반 확인서에 8급 공무원이라고 적혀 있는 난에 싸인을 하는 모습을 보면스롱
뭔지 모를 씁한 감정이 느껴졌었슴다...
5. 구청 가로정비 단속
제가 살고 있는 동네 지하철역에 내려
하도 기분도 꿀꿀하고 쭈글쭈글해서
마을버스를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오는데
구청 아저씨들이 가로 정비 (좌판. 노점상) 단속을 하는 장면을 목격 할 수 있었슴다.
한 마디로 표현을 하자면
말 그대로 '쓸어버리는' 대대적인 집중 단속이었는데요
할배 할마이들이 울고불고 해도 아조 얄짤 없도만요;;;
특히나 게슈타포 같이 생긴 단속반 아저씨가 노점상 할아버지의 좌판을 걷어찰 때
갑자기 발끈할 뻔 했었는데요
인정사정없이 단속을 하던 게슈타포 아저씨를 달래기 위함인지
자기네 약국 가게 앞을 깨끗하게 청소(?)해줘 고맙다고
흰 까운을 걸친 약사가 '고생하시는데 커피나 한잔씩 하시씨요"라며 오봉에 담아 커피잔을 가져다 줬는데요
게슈타포 아저씨가 그걸 또 뒤집어엎는 걸 보고
정말 가슴에 기쓰가 많이 나면스롱
마음속에서 "울나라 국보 2호는 뭐지??? 동대문인가??? 콱 기냥 동대문을 확 불사버릴랑께!!"라며 욱하는 심정이 들도만요...ㅡㅡㆀ
집까지 걸어오던 30분간의 시간동안
멍상(?) 끝에 제가 내린 세 가지 결론은 이렇슴다...
1) '악법도 법이다?'
한마디로 비뇨기과 후론트에서 X을 까 잡수는 소리임다.
소크라테스가 진짜루 그런 말 하는지 봤어~? 엉!!;;;;;;;;
2) *저도 비싼 세금내고 담배 피는 사람인데
저 같은 의지박약 흡연인 들을 상대로
<단속에만 치중할게 아니라>
그 많은 세금으로 길거리에 간이 재떨이나 쓰레기통을 설치해야 되는 게 정상 아닌가?
*좌판행상을 하시는 노점상 할배 할무니들도 납세의 의무를 지고 살아가는 분들일 텐데
단속에만 치중하는 게 일시적으론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
그 많은 세금 거둬들여서 서민들 복지에나 더욱 힘쓰는 게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혔슴다...
그리고 집 앞에 도착해서는
겨(드랑이)털이 아마존 열대우림 팜파스 같은 옆집 아줌마가
짧은 민소매 옷을 입고 쓰레기봉투 버리는 장면을 잠시 감상하며
내린 마지막 결론이...
3) 이게 다 이메가(2MB) 때문이다~! 움훼훼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