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에 기대어
ty6646
2007.12.18 01:43:41
내가 커피를 탈땐 보통사람보다 적은 양의 커피를 넣는다.
그리고 보통사람보다 많은 프림을 넣는다. 그리고 그 만큼의 설탕을 넣는다.
보통사람은 여기서 끝이겠지만 난 거기에 마지막으로 넣는게 하나 더 있다.
석양의 끝자락을 외롭게 바라보던 겨울나무의 앙상한 가지처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그리움 하나를 넣는다.
그래서 커피를 준비하고 마시는 것이 내겐 그리움을 마시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저 멀리 붉은 석양에 물들은 하늘위에다
어딘가에 두고온 그리움을 한껏 찍어바르고는
지쳐있는 내가 해질녘이면 어김없이 거기, 커피한잔에 기대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