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나미

image220 2007.03.06 15:30:43
간밤 꿈 속의 일이다.

옛날 풍남동 할아버지 댁 마루 한쪽에
나무로 된 커다란 찬장이 있고
비닐로 포장된 빵들이 칸칸이 많이 놓여있는데
그 앞에는 흰색 아크릴판에 빨간 페인트 붓글씨로
이렇게 쓰여있었다.

매달 1, 6, 21, 22, 30, 31일은 빵 먹는 날입니다

할아버지가 앙꼬빵 같은
고전적으로 노르스름하고 도톰한 빵을 하나 집어서
룰루랄라 화면 밖으로 나가시자
카메라가 찬장 옆의 할머니 쪽으로 다가갔는데
그때 할머니는 약간 역정을 내셨다.

그리고 뜬금없는 연결.
어느새 나는 사람들과 섞여 어느 제방 너머에 서 있게 되었다.
우리들은 뚝 머너 저쪽에서 땅바닥을 뒤덮은
뭔가 덜 굳은 거대한 묵 같은 것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 나쁜 묵의 대지는
처음에는 묵솥이 끓듯 조금씩 볼록볼록 흔들렸는데
점점 둔중한 느낌으로 꾸울렁꾸울렁하더니만
급기야는 펄-럭-펄-럭 하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대사를 쳤다.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뭐... 뭔가 위험해..."

마침내 그 거대한 묵은 수평선이었으며
불쾌한 꿀렁임은 해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내륙의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을 때, 파도는 정확히
아래와 같은 모양으로 터지고 있었다.



오너라, 돈의 쯔나미.
1, 6, 21, 22,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