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국제영화제에서의 나날들.
moonwalker
2006.11.05 12:51:34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고 바로 시작한 도쿄국제영화제. 벌써 저번주 일요일로 끝났습니다.
이번에 자봉으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저는 게스트나 관계자들 ID체크나 안내를 하는 일을 하게 되었죠.
도쿄국제영화제는 시부야 와 롯뽄기 크게 두 군데에서 하는 관계로 이동에 조금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무국에서 얘기할 때도 꼭 나오는 문제점이죠.
저는 시부야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저희 데스크에 오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연예계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씁쓸해지는 일들이 있었죠.
연예인 본인은 가만히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잘난척을 해대는 그러한-_-;;;
연예인 친구의 특권을 이용해 뭐 좀 해볼라는 친구-_-;; 등등. 뭐 유명한 사람도 있었지만 말 안 하렵니다.
올해는 한국영화가 조금밖에 안 오고, 대신에 중국영화, 말레이시아 영화가 많이 왔어요.
그래도 콘페에 한국영화 [해변의 여인] 이 올라왔었지요.
홍상수 감독 스타일을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기 때문에, 솔직히 별로 기대는 안 하고 봤습니다만,
굉장히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예전과 다른 대중적인 맛에, 관객들 반응도 굉장히 좋았죠. 많이들 웃으시고.
관객들과의 대화 와 기자회견을 같이 했는데, 관객들 질문이 많아서 손드는 사람도 많았구요.
콘페에 오른 여러 작품 중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신경이 쓰였었던 [2:37] 이란 작품은 현재 22세인 감독이 19세 때 찍은 작품입니다.
자신의 친구의 자살을 계기로 만든 작품인데, 구스반산트 감독의 [앨리펀트]와 비슷한 느낌이죠.
칸느 영화제에서 스탠딩 오베이션이 20분이나 계속되었던 작품인데, 이번 국제영화제에서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는 회장앞에서 관계자들 아이디체크하는데 사무국 직원 언니와
[오오, 이거 어제 콘페 작품보다 관계자 되게 많이 오고 있어~] 하면서 인원체크하고 그랬었어요.
아이디체크 끝나고 영화가 시작되려고 해서 뒤에서 몰래 점퍼 벗고 영화보러 들어가서 맨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제 옆에서 누가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어서 보니까 사무국 윗분;;; (나처럼 일하다가 들어오셨나?;;)
등장인물은 6명, 대부분 자살동기를 가지고 있는 고등학생 애들인데, 어느날 갑자기 거의 영상에 등장하지도 않던,
밝고 명랑한 애가 자살을 합니다.
그리고 그 자살 씬은 참혹하죠. 자살을 하면서 그 애는 후회를 하기 시작하고 핼프미를 외쳐 댑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이 말하기를,
최근 영화에서의 자살은 굉장히 미화되어 있다. 자신은 친구의 자살을 계기로 자살을 시도했었으나 엄청나게
끔찍한 경험이었다. 술과 약을 먹고 괴로워하다가 깨어난 순간, 나는 자살이라는 것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일어나자마자 36시간 시나리오를 써댔다. 그리고 제작비 모금활동을 시작했고, 약 1100만원을 모아,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친구의 자살과 자신의 경험이라는 강한 동기로 인해, 감독은 19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히 영화를 찍었죠.
그 모습은 제게 엄청난 자극이 되었습니다.
강한 동기가 행동을 유발시키죠.
좀더 영화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