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아 고마워!!
junsway
2006.10.21 10:18:41
1. 반일, 친일, 합일?
몇년전에 한 영화제에서 만난 일본분이 계셨다. 그 분은 한국에서 유학하며 한국영화사를
연구하는 특이한 분이였는데 그 분이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부산국제영화제'라고 하였다.
일본에서는 국제영화제건 무슨 행사건 그렇게 열정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한다.
아니 그 분이 어렸을 적에야 올림픽이니 뭐니 해서 일본도 꽤나 젊음의 열기로 가득했단다.
그러나 일본은 이제 침묵하고 있다고 한다. 그 증세는 매년 더 심각해진다고 한다.
개인적이고 소박한 삶에 묻혀서 거대한 담론이나 사회적 이슈에 개의치 않고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것에 비하면 한국사람들은 정말 개떼처럼 무슨 영화제나 행사에 참여하고 별 시덥지 않은 행사에도
구름같이 몰려들어 내일처럼 앞장선다. 대단한 민족이다.
반일? 내가 보기엔 독도나 영유권 분쟁, 신사참배 같은 민족적 성질을 돋구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반일의 감정은 의미가 없다. 왜냐... 이제 일본은 정말 걱정스러울만큼 노쇠해져가고 있으니까.....
친일? 노쇠한 늙은이들을 보고 뭘 배울껀데....... 왜 친일하겠니.... 친일이 아니라 일본을 훔치는 도일이겠지.
합일? 일본사람 다됐다구? 노인네 되서 뭐가 좋은데.......
그래도 부자는 망해도 10년은 간다고 하지 않는가? 그 말에는 정말 동의한다. 왜일까? 그리고 왜 일본은 이렇게
빨리 노쇠해져버렸을까?
2. 나, 집, 신, 성
현대 일본문학을 120년으로 본다고 한다. 그 안에 일본문학은 그들의 평론가들이 말하듯이 세상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다시 원점에 서 있다고들 말한다.
서양의 자연주의가 일본에 들어왔을 때 일본인들은 자신들을 규정할 정체성을 확립할 방법이 없었다.
마치 아프리카 부족에 텔리비젼을 던진 꼴이다.
그들은 새로운 문물로 '나'와 '집'과 '성'과 '신'에 대하여 맹렬히 그 존재를 확인하려 했고
12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그 검증을 모두 끝냈다.
한 평론서의 표현대로 나를 검증하니까 내가 없어지고, 집을 검증하니까 집이 없어지고
성을 검증하니까 성이 없어지고, 신을 검증하니까 신이 없어지더란다.
이제 일본문학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을 새로운 텍스트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이 문학에만 국한되겠는가?
심지어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본의 포르노문화도 그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한다.
구멍에 삽입한다는 기본적인 것을 지나 온갖 변태와 사악한 표현들이 한시대를 풍미하고
그것도 모자라 포르노에 역사나 철학, 종교적 깨달음까지 심었던 일본의 포르노는
이제 그 수명을 다한듯 보인다.
어쩌면 이제 일본은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보다 위대한 선진적 발걸음을 내딛느냐...
아니면 15세기경까지 세계 최후진국가의 하나였던 그 시절로 서서히 돌아가느냐의 기로에
서서 핵폭탄급 고민과 갈등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불쌍하기도 하지.....
3.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게 세계사 아니던가?
그에 비하면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본다. 일본처럼 치열하게 검증한 것들을 사실 날로 갔다
먹을 수 있으니까... 실제로 몇십년동안 우린 그렇게 해왔고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검증했다.
이제 우리는 진흙탕에 빠진 일본을 뒤로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과 사회, 역사에 대한 새로운 텍스트들이 정말 봇물 터질듯이 터져 나와야 한다.
에너지는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원시적인 포스에 가까운 에너지다.
한쪽이 야수의 얼굴을 가졌다면 다른 한쪽은 순수한 열정으로 넘치는 것이 한국의 본모습이라고 본다.
만들어보자.... 선배들이 해놓은 것을 발판으로 전혀 새로운 영화와 대중문화의 패러다임을....
그리고 끝으로 인사해보자....
일본아 고마워... 진흙탕에 먼저 빠져줘서.... 기다려... 곧 구해줄께.....
마틴 트레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