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운동 그리고 자연스러운 헌팅..
kinoson
2006.09.17 01:57:55
낮에는 쿨쿨~자고 밤에 좀비처럼 스르륵 움직이는
생활이 몇달째 이어지고 있다.
다른건 몰라도 건강이 안좋아지는 느낌이다.
일할때에 비해 술을 덜 마셔서 건강이 좋아지고
있을수도 있으나 여튼 느낌상 그렇다는 것이다.
밤새 눈이 멀뚱멀뚱 하다보니 할것도 없고
피시방가서 게임하는것도 시들해져 버리고..
한참을 미친듯이 보던 만화책도 시들하고...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시작된 새벽운동
뭐 거창한건 아니고...여튼 그 새벽운동 이라는게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찾아왔다.
그 날도 역시 새벽에 눈만 말똥말똥..
밥을 제때 못먹어서 그런지 배가 무척이나 고팠다.
귀찮은거 보다 배고픈게 나은지라 참았으나
그날의 배고픔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하여 대충 옷을 걸쳐입고 집근처 천국김밥을 찾았다.
김밥천국 아니다 천국김밥이다. 여튼 그런게 우리집 주변에 있었다.
미친놈 처럼 왕돈까스를 먹고 나오니
배가 불렀다....
당연하지 -_-
이대로 집에 들어가봐야 이미 잠자긴 글러버린듯 하고
소화나 시킬겸 슬슬 걷기 시작했다. 세종대를 지나고
다시 건대를 지나고 한참을 걷다보니 이미 집에서 너무 멀리
나와버렸다. 다시 걸어서 돌아가자니 너무 멀고
에라~첫타 다닐때까지 걸어보자 싶어 다시 걸었다
영동대교를 지나고 코엑스까지...
땀이 흐르고 숨도 가쁘고 다리도 아팠지만
왠일인지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
살이 몇키로는 빠진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느낌만 이었다. 전혀 안빠졌음이다..
코엑스에서 첫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그날 밤 또 새벽에 집을 나섰다.
군자교를 지나 장한평을 지나서 동대문 운동장까지
평소에 차를 타고 다닐때는 몰랐던 새로운 곳들이 많이 보였다
로맨틱한 영화에 어울린만한 장소. 느와르에 어울린만한 장소
참 많이 지나다녔던 길이건만 주변 골목으로 조금만 나서보면
이렇게 새로운 좋은 장소들이 많았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선생의 마음이 이랬을까?
라는 미친생각도 해봤다. -_-
못해도 3시간을 걸으니 오만 생각이 다 든다.
나중에는 막차를 타고 종점까지 간후에 집으로 돌아오기도
해보고 오만짓을 다 해봤다.
그렇게 새벽에 동네를 쏘다니는 짓을 한지도 벌써 2달이
다 되어간다.
이틀전에는 큰맘먹고 새벽 한시에 집을 나서서
대원외고를 지나 용마산역으로 해서 사가정역을 지나
망우사거리를 거치고 신내동으로 해서 화랑대역까지 걸었다
중간중간 괜찮은 장소들을 발견했음은 물론이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데 내가 걸어간 거리가
버스 정류장으로 26정류장이었다.
운동도 되고 살도 빠지고 의외의 좋은 장소도 발견되니
이 얼마나 일석삼조의 일인가..
오랜만에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도 잠시했다. -_-v
혹시라도 이글을 보는 여러분 동네에 까만 트레이닝복 한벌을
입고 생수통하나 들고 땀 뻘뻘 흘리며 미친듯이 걷는
똥글똥글한 남자가 나타난다면..물론 새벽이다.
절대로....
.....아는 척 하지 말기를 바란다.....-_-
직접 한번 걸어보시라~~
지롤같은 서울땅 여기저기
의외로 아주 멋진 장소들 운치있는 카페
맛있어보이는 식당 술집들...
이러저러한 것들을 많이 발견하시리라..
물론 비틀거리며 땅이나 전봇대랑 싸우는 취객을
더 많이 보겠지만....
끝으로 경고....
혼자 걸어다니기 위험한 곳도 꽤 많았다.
좋은것만 썻지만 유쾌하지 않은 일도 아주 가끔은
벌어진다는거~~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