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릭 버전
73lang
2006.02.10 12:56:06
1. 우리 관객들 찌질이다. 맞다 찌질이다.
모놀로그에 누가 올려주신 말대로 '우리 관객들 수준이 높다는 거 순 뻥이다.' 그러나...
<관객>을 거꾸로 하면 <객관>이다.
2. '농민들 뒤져 나갈 때도 눈 하나 꿈쩍 않던 눔덜이...'라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홍콩 WTO 반대 투쟁때 구속된 11인 중에 한때 영화인 이였던 친구넘이 있었다.
전세 8000에 20평짜리 신혼집을 장만한
우리들 중에선 두 번째로 장가가서 가장 번듯하게 자리를 잡은 친구놈 집들이를 하면스롱 술을 먹던 중
누군가 테레비를 가리키며 외쳤다.
"어? 조 물에 뛰어드넌 새퀴 ***아녀?"
영등포 역전앞 그 옛날 역전의 용사들이 나이 처먹고 제대로 장가만 갔어도
학부형이 되고도 남았을 나이에
배가 고파 백 원 넣고 버튼을 마구 누르면 야구 점수 맥스 9 까지 쿠폰 나오고
쿠폰 열면 캔디, 쫄쫄이, 건담 등이 나오던 오락기를 같이 했던 친구...
다 큰 어른이 쿠폰을 쫄쫄이로 바꿔달라고 땡깡놓으면
문방구 주인이 의아하게 쳐다보면스롱 신고를 하는 바람에
파출소에 같이 끌려갔었던 그 친구...
여의도에서 집회가 있을때마다 전세버스에 빈자리 많다고
영화때려치고 이참에 자기랑 같이 귀농이라도 하자던 그 놈..
한때 련출부를 하면스롱 먹구 살겠다고 충무로 인쇄골목에서 명함파던 친구...
영화건 명함이건 충무로를 지키던 친구였었다.
시방으루부터 3~4년 전
그 동안 모은 돈으로 귀농을 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은 저마다 조금씩 돈을 모아서 건네줬었다.
테레비에 나온 그 놈을 보고
우린 저마다 권하지도 않은 술잔들을 단숨에 들이켜 버렸다.
3. 강남 신사동 근처에서 술을 먹다보면
테이블마다 영화얘기를 한다.
대부분 누구 뒷담화 아니면 스크린 쿼터 얘기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봐
또 누구나가 영화얘기를 떠들어대는 것이 듣기 싫어
천호동 갔더니 거기서도 영화인 얘기에 스크린 쿼터 얘기뿐이다.
그거 듣기 싫어서 신림동 갔더니 또 테이블 마다 영화 얘기에 스크린 쿼터 얘기다.
옆테이블에서 두피에 피도 안 말랐을 것 같은 핏떵어리덜이
스크린 쿼터는 아예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술을 너무 많이 먹은 탓일까
-jump cut-
"이런 습자지 같은 색히덜~
이 색히덜 개념을 난자에 두고 왔나...
니덜 앞으로 한국영화 보지마!
드라마도 보지마!!
쌀도 처먹지마 개사쿠덜아~!!!
니덜 앞으로 한국영화나 드라마 보면 내손에 뒤진다..."
술에 취해 지랄발광을 하다가
테이블이 엎어지고 존내 다굴당혔다 ㅡㅡㆀ
죽탱이가 궤도이탈 하는 줄 알었따..;;;;
아직도 온몸이 욱신거리고 아구창에 피멍이 남아있다.
4. 초딩도 이해하는 간단한 경제논리
100원에 판매되던 국산 쌀.
쌀 시장 개방 후
30원짜리 쌀이 들어온다.
에롭고 힘든 서민들 당삼 30원짜리 쌀 사먹는다.
100원짜리 쌀 사라진다.
누가 대가리 총 맞았다고 농사를 짓겠나.
당연히 농사 안 짓는다. 농민들 망한다.
애국심이 밥먹여주는 거 아니다.
그렇게 국익을 외쳐대는 씨발러제이션들도
당장 오늘 저녁 찬거리나 끼니가 걱정일 수 있다.
비슷한 품질의 30원짜리 쌀만 살아남는다.
그때 되면 130원으로 쌀값 올린다.
그래도 130원이 될 때면 우리 경제수준이 높아지지 않컸냐고?
월경 파도치는 소리다.
이 븅신덜아
30원짜리 쌀 사먹을때
이미 70원 어치의 세금이 우리 지갑에서 나가는 것이다.
5. 스크린 쿼터는 영원히 유지되어야 한다.
방송에서 편성이 중요하듯
영화에선 배급이 중요한거다.
신토불인지 씹토불인지 우리들은 우리 쌀을 처먹어야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위대한 예술들은 농경문화에서 나왔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자국의 농경문화에서 나왔다.
이게 무슨 고자가 DDR하는 소리냐고?
먹거리 시장 전면개방되고
스크린 쿼터 폐지되고
방송 쿼터 폐지되고
음반 쿼터 폐지되면
그때 가서 뼛속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6. '스크린쿼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허구헌날 죄인취급인지. 뭘 그렇게 반성해야될 게 많은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농민들도 욕먹는데 영화스텝들이 욕먹는거 쯤이야...
일반인(?)들이 봤을땐
육갑콘돔 흑산도 봉우리의 네덜란드 풍차X지 같은 조 윗대가리들이나
외제차 몰고 댕기는 다마급 배우들이 꼴보기 싫은 게
도매급으로 영화인이라는 스텝들까지 그냥 싫은 거다...
이미지 정치의 시대다..재수없다고 찍히는 순간 그 어떠한 논리로도 설득이 안 된다.
7. 다시 1번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찌질이라고 하는 대중들 속에 나 또한 포함되어 있다.
아무리 병진같은 관객들이라도
그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해야 될 때>다.
이젠 '현정권은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식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월 17일
난 영화인 노조 깃발 아래서 구호를 외치지 않을 것이다.
냉장고에 낀 맑고 깨끗한 성에 같은 우리 근영이를
정치적인 운동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가슴이 아프긴 해도
광화문 네거리에
'문근영 성장금지법 제정위'와 '근영사랑당'의 깃발을 휘날릴 것이다.
[스크린 쿼터가 없으면 근영이도 없근영!] 이것이 나의 구호다!!
깃발 하나 제작하는데 제작비가 많이 들더라;;;
그냥 피켓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겄다...
디씨 문근영 갤러리에 가봤더니
우리 이뿐이 그녕이헌티 성명서 낭독을 시킨 것 자체가 에러라거나
안티들을 양산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집회에 그녕이가 나오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음성적으로 활동한다는 '30대 로리콘 클럽'을 빨리 섭외해 봐야 겄다;;;;;;
술 깨면 쩍팔려서 삭제할지도 모를 내 글 빨리 쳐봐라~!
우겔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