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한층 어두워졌다.
그놈은 권하지도 않은 내 커티삭을 단숨에 들이켜버렸다.
나는 싱겁게 웃었다.
술은 꼭 bar에서 먹어야된다는 신념의 소유자..
떡라면이라는 별명으로 통하던 친구..
한때 그의 별명이 떡라면이었다.
그뇨랑 자취방에서 동거를 하면스롱
아침에 자고 일어나 떡한번 치구 라면 끓여먹구
또 떡한번치구 라면 끓여먹구
떡...라면...떡...라면...으로 점철된 생활의 연속이었던 친구...;;;
그뇨랑 라면만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던 녀석...--;;;;;;;
얼마 안되는 쥐젖만한 계약금 받았다고
뇨성동지들 앞에서 떵떵거림스롱 술마시고 잠시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그놈 생각에 이곳으로 찾아온거 같다.
그뇨들은 잘 들어갔을까?
왜 1차밖에 생각이 안나는 것일끄나? --;;;;;;;
그뇨들과 헤어진 후
택시를 타고
나는 언뜻 내가 사는 옥탑집이 무슨 동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은 쓸일이 거의 없는 혼자사는 제집의 전화번호를 잊어버릴 수 있듯이 기억이 나지 않다가는
겨우 이곳을 기억해내고는 여기까지 찾아온 것 같다.
내 삶이 그러했던 것처럼, 나는 다음 게임에서 꼭 이길 것처럼 호언장담하는 운동선수같은 배짱같은건 없었다.
언젠간 대박칠 작품한번 해보겄다넌 떵떵거림으로 위장한 삶만 있었을 뿐이다.
나의 투지라는 것도 별 볼일 없이 그냥 최초의 담배재를 털때 떨어지는 재 정도의 희비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자 나는 거의 귀가 안들리게 되었다.
나는 미묘한 레벨을 가진 이퀄라이저의 불빛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담배를 빼물던 그놈이 입을 연다..
"**이가 루게릭이래..."
"루게릭???..그거 죽는거여?"
"그런...가..봐"
떡라면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그뇨가 루게릭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단다 --;;;;;;
매냥 떡라면만 먹음스롱 행복하게 살았던 그들이 헤어진지 얼마안돼 그뇨가 희귀병 진단을 받았단다.
목이 따가와 오고 혀가 따끔거렸다.
까닭을 알 수 없는 눈물이 고였다.
아무것도 아닌 날씨얘기만 해도 우린 뭔가의 막혀버린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눈을 반달모양으로 해서 웃던 그뇨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 이번에 각색계약 한껀 따냈다...빛잔치 하구 남은돈이다...."
내 주머니에 있던 남아있는 돈을 다 털어줬다.
"씨벌넘...떡라면 고만 먹구 살어~!"
그놈은 잘 가라는 말도 안하고 그모습 그대루 묵묵히 술만 처먹고 있었다.
나무로 된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오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상점의 불빛이 가득하지만 소리가 제거된 상태에선 모든 것이 어둠에 지나지 않았다.
'아...그러구 봉께 그놈에게 차비까지 다 줬구나...다시 되돌아 가서 차비만 도로 달라고 헐끄나?'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내딴에는 쿨한척 돈 다 털어주고 나온건디.. 차비만 돌려달라기엔 왠지 쩍팔릴꺼 같았다. --;;;;
그놈헌티 충동적으로 돈을 준것이 절라리 후회스러웠다;;;;;
고개를 숙인채 집에 다 다다랐을때
벌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밤이 짧아진 여름....해가 길어졌지만 내겐 아직도 밤이다.
우겔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