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으려 해..

YEJE 2005.05.25 21:54:17
장애인 영화제에서 자막 관련 일을 하는 스탭을 찾는다고
지인이 알려왔다..
월에 130만원 준단다..
게다가 이번 연말까지 일할 수 있단다..

두시간의 고민 끝에 정중히 거절했다.
사람을 얻고 좋은 경험을 할 기회가 되겠지만..
더 많은 새로운 일들을 놓치게 될까봐 안달이 났던 것이다.
나를 가둬놓기 싫었다.. 아니, 난 그 순간 좀 거만했던가 보다.

방송 프로덕션 'tv one'에서
신화 6멤버를 주인공으로 하는 6편의 연작 드라마를 만든다고
스크립터를 찾았다.
일본 sony와 깊은 연을 맺은 회사로,
우리나라 위성채널과, 1,2위 포털 사이트,
무엇보다도 일본 후지tv에 주 4회씩 방영될 거라 했다.
50회 계획의 '리얼드라마' 프로젝트..

그토록 구미가 당겼었는데,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내가 직접 가서 면접보고
방금 전 내 입으로 직접 정중히 거절...

생의 기로를 눈 앞에 둔 것만 같아 너무나 어지러웠다.
선택은 언제나.. 어려우니까.

나는 6월 초부터 중순까지
영상원 예술전문사 과정에 재학중인 한 젊은 감독의 dv 단편 영화에
연출부로 참여할 예정이다... 아니,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썩 맘에 들지 않았었는데도..
못 미덥고, 질투나고, 나 스스로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음에도..

털고 벗어나지 않았던 것은,
지인의 소개로 엮이게 된 연이기 때문일까?
나를 좀 더 빠른 길로 이끌어줄 새 인연이라 믿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돈보다, 당장 월급주는 직장보다,
그래도 5년 뒤, 10년 뒤의 내 미래를 아직은 믿고있기 때문일까.

어쩌면, 뮤지컬 오디션도, 대종상 예심 일반심사위원도..
이 단편 프로젝트와 스케줄이 엉켜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벌써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되어버린 나의 선택들.

나는.. 후회하고 있나?
나는.. 후회하게 될까??

괴롭다.
어렵다.
힘이 든다.

어쨌거나.. 잘 해봐야겠다는 마음 뿐이다.

남의 작품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라 믿고..

잘해보자, 예제.
단념할 건 빨리하고, 할 수 있는 일에 매진을!

잘 될 거야..
다 잘될 거야...
아아.. 잘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