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퍼가 차유리를 긁어대고 있었다.
나의 소형차가 비포장 도로위를 달리던 중 '덜컹'하는 소리에 앞바퀴가 들리며 위로 솟구쳤었다.
한동안 나는 작은 쥐와 유사한 짐승을 밟은 듯 했다.
올려지려다 말고 푹꺼지는 느낌이 분명 타이어가 터지는것 같았다.
이 불쾌한 기분에 차를 급정거했다.
뒤이어 무제한의 속도로 달려오던 집채만한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나의 소형차를 들이받았다.
순식간에 나는 머리를 박고 차와 함께 밀려 저만치 굴러 떨어졌다.
그 때 나는 보았다.
길이가 100피트나 됨직하고 100톤이 족히 넘을 것 같은 육중한 무게의 클리토리스가 긴 도로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비행선인줄 알고 고통에 집착하려 했으나 그것은 명백한 클리토리스였다.
그 거대한 클리토리스가 눈을 껌뻑거리며 누워 있는 것이다.
이 충격은 뇌세포를 마비시킬 정도였고,
나에게 심각한 충격을 가하는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그것은 그런대로 버티고 있는 거대한 빌딩도 아니고
멀리서 보면 짐승같은 바위나 산도 아니었다.
그 클리토리스 주위로 터레끼가 꿈틀거리자 천지가 울리고 가히 슬픈 듯이 울부짖는 생명체 같았다.
우박이 쏟아지는 어두운 먹구름 사이로 태양빛이 내리쬐기 시작혔다.
국방색의 빛깔을 띄기 시작하듯
비가 온 직후에 무지개가 떠오르듯
그 클리토리스의 표면은 카멜레온처럼 기묘하게
얼룩덜룩한 깨꾸락지의 때깔로 변태하기 시작혔다.
나는 나치 독일의 색깔을 떠올렸다.
그 클리토리스의 한쪽 귀퉁이 보다 작은 나의 존재는 경외감을 느끼기 시작혔다.
트럭을 짓밟고 늘어퍼진 이 클리토리스의 위엄이 나를 장악하였다.
이 충격은 나에겐 잊을 수 없는 거대함이었다.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어떻게 생존하는지
무엇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할 따름인 존재로써
그 거대한 국방색 클리토리스는 그 곳에 있었다.
나는 기를 쓰며 낮은 포복으로 기어갔다.
그 클리토리스의 '몸'을 어루만졌다.
사실 '몸'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어느 극히 작은 일부를 건드린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조그만 클리토리스들이 떼로 모여 또 하나의 거대한 클리토리스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것(들)은 살아있다.
그것(들)은 크다.
그것(들)은 동시대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클리토리스다.
길이가 100피트나 되며 몸무게가 100톤이 더 나갈 것 같은 그런 생물체였다.
경이로움에 나는 감탄하며, 난 그것을 경외한다.
알수가 없었던 미지의 존재가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을때
그 모습이 어마어마한 크기로 덮쳐올때
사람들은 공포감과 경외심을 느낀다. 그리고 무릎을 꿇으며 그것을 숭배한다.
우리 안의 파시즘...
Size does matter!
우겔겔...
뱀발 : 요즘 제5공화국 보는 재미가 아조 쏠쏠허고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