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국가보안법을 아는가?

junsway 2004.10.06 10:53:29
학교 다닐 때 선배,친구,후배들이 꺼떡하면 잡혀들어서가서 기소가 되면 크게 세가지 법률에 저촉이 된다.

일명 집시법이라고 불리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그리고 '공무집행방해'법. 그리고 국보급 인사라고

불리게 되는 국가보안법 위반.

이틀 전 저녁 우리집에서 가족간에 국보법 찬반양론이 거세게 몰아붙였다.

정치나 사회에 관한 일이라면 정말 무관심에 가까운 인간들이 그날만큼은 그동안 참았던 감정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현정부에 대한 강력한 분노를 포함해서 이야기는 일제시대까지 거슬러가고 심지어는 한민족의 자질문제까지 나왔을

때 나는 정말 참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답지 않게 빽하고 소리질렀다. "도대체 국가보안법 전문을 한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 여기 있어?"

나의 한마디에 다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 뒤에 국보법 논란은 서로의 인신공격으로 이어지고 이내 엄마의 분노에 찬 악다구니로 막을 내렸지만

이래 저래 마음이 씁쓸했다.

시청 앞에 모인 그 수많은 사람들이 국보법폐지를 반대하고, 흔히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도 나는 정말 그들을 믿을 수가 없다.

"당신들이 정말 한번이라도 국가보안법 전문을 읽어 보셨습니까?"

모두 좆까라 마이신이다 정말....


대학 시절, 국가보안법 전문을 읽고 한참 동안을 웃은 적이 있다.

반국가단체니 이적단체니 찬양 고무니 등등의 내용이 이리도 조목조목 허술하고 엉뚱하게 정리된 이상한 법이

있다니....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면서 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과 포옹을 하고, 왜 UN에 동시가입하는 것을

대한민국정부는 인정하는지.... 왜 보수단체들은 북한의 UN가입을 결사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는지....

그 이후에 국가보안법이 어떻게 개정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만약 파시스트거나 부르조아라면 이 법은

정말로 지켜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너무도 그들에게는 훌륭하고 든든한 법률이 아니더냐?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헌법이 있고, 국가의 안전을 규정한 수많은 법들이 있는데.....

전세계가 북한을 단체가 아닌 독립국가로 인정하는데 왜 대한민국은 왜 그들을 단체로 인정할까?

결국 북한은 영화인협회니 영화인회의같은 유명무실하지만 폭력성이 농후한 나쁜 아이들이 사는 단체가 됐다.

정말 한국사람들 단체 너무 좋아한다.

그럼 만약 국제축구대회에서 대한민국이 북한과 축구시합을 하면 국가대항전이 아니라 국가와 일개 단체와의 시합이다

그런데 그 승리를 인정하는 우리는 정말 제대로 뇌를 달고 다니는 인간인가?


많은 노인네들이 생존과 경험을 강조한다.

너희들이 북한을 몰라서 그런다구... 너희들이 빨갱이를 몰라서 그런다구.....

정말 그럴까?

물론 우리는 북한을 모른다. 빨갱이? 역시 잘 모른다.

그러나 소련이 해체되고 중국이 자본주의로 돌아서는 이 마당에 북한 혼자 전세계를 적화야욕하겠다고 설친하고

그들을 막으려면 국가보안법만이 해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이해하고 배려해 주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들을 비판하고 보수주의자들을 욕하면서도 국가보안법 전문을 한번이라도 읽지 않는 자칭 진보주의자도

모두 대가리 박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논리고 체계고 이해고 뭐도 아닌 모두 미친짓이다.


차리리 우리 마누라 말이 정말 가슴을 파고 든다.

"전기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도 이해하기 힘든데 내가 국가보안법을 어떻게 이해해?"

그래, 차라리 우리 무식하자.

말도 안되고, 체계도 없는... 시스템이라고는 그 뜻도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들과

파시스트가 만든 고도의 전략인 '국가보안법' 찬반을 논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되는 짓인것 같다.

아들이 자라 바라볼 대한민국이 정말 두렵다.




취생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