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 시행 후 추석연휴 이틀 전

73lang 2004.09.25 06: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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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시간이나 초저녁의 술자리가 밖에선 매우 길지만

명절때만 가까워져 오면 무척이나 짧게 느껴집니다.

일단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런 마력을 가진 밤을 나는 안타깝게 즐깁니다.



다들 고향으로 향하지만 명절때만 되면 갈곳이 없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감독(입봉을 준비중인 선배님)과 피디(입봉을 준비중인 후배)와

시민호프라는 곳에서 술자리를 가졌었습니다.

술이 몇잔 들어가다 보면 항상 그런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화제가 튀어나오곤 합니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얘기라곤 영화나 별 시덥지 않은 신변잡기 외에 뇨자문제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


성매매 특별법이 발동된 엊그제 하루 대대적인 단속이 있었습니다.

하필이면 그런날 Q 채널에서 미국의 합법 매춘 리조트 '와일드 호스'를 방영했었습니다.

Q채널이면 중앙일보...삼성계열인가?

우린 그런 골때린 편성을 한 방송국의 이면에는 현정부를 까기위한 음모가 있다는 엉뚱한 의혹을 제기해 보기도 하고

대딸방(뇨대생이 손으로 DDR을 해주는곳 --;;;) 같은 곳도 단속에 걸릴까' 부터 시작해서

아무리 거래에 의한 관계라지만 거시기를 하지 않고

대신 DDR만 해주는 경우나 입으로만 뽀각뽀각(?)을 해주는 경우도 성매매 특별법에 걸리는 건지에 대한 심각한 논의들이 오고 갔었슴다. --;;;

만약 그런것도 걸리는 거라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요가라도 배워야 하는걸까?

내 똘똘이를 내 입으루 할려면 ;;; 엄청난 유연성이 필요할 것 같았슴다;;;;


단백질 인형을 사거나 미국의 매춘 리조트를 갈려고 혀도 돈이 장난아니게 들도고만요..

결론은 또 돈으로 귀결되었섰슴다.;;;


선배와 후배는 그런 심각한 대화 중에도

안주에 낑겨 나온 요구르트와 삶은 계란을 챙기는 민첩함을 발휘하고 있었슴다.

그런 순발력은 수년간 돈읍넌 독신 생활을 해야지만 나올 수 있넌 것이었슴다;;;


2차에서 끝냈슴다.

뿔뿔이 흩어진 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었슴다.

씨부럴...꼭 환승역에서 막차가 끊어지는 것이였슴다.

또 한뎃잠을 자고 있는 노숙자가 눈에 띄었섰슴다.

그 노숙자를 잠시 바라본 후 비틀거리며 거리를 걸었슴다.


길을 걷는데 삐끼가 붙잡는 거시었슴다.


'형님 변태 노래방! 한번 보기만 하세여 ..어쩌구 저쩌구...더 이상의 즐거움은 없슴다..이러쿵 저러쿵...'


찰거머리처럼 들러붙는 삐끼를 간신히 물리치고

집까지 걸었슴다.

추석때는 떡국을 먹는건지 송편을 먹는건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때

뜬금없이 똘똘이가 승질을 내도만요

'싸가지 읍넌 넘!!'

시도 때도 읍씨 대가리럴 빳빳이 쳐드는 그놈도 참 안쓰러웠슴다.;;;;;

그때 느으닷읍씨...뜬금없이 어떤 깨달음 같은것이 저의 뇌리를 스치넌 것이였슴다..

'글쿠나!...내 안에 내가 있따!';;;

내 자신 안에 또다른 알려지지 않는 자신을 가지고 있었슴다.

그놈은 웅크리고서 내 중심을 쥐고 있습니다.

내 정신과 삶이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 빚어낸 것이 아니라면,

그래서 미숙하다면 난 그놈과 싸우려 들 것입니다.

내가 화를 내고 있다거나 감당하기 힘든 기분에 사로잡힌다면

난 그놈의 손아귀에 완전히 붙들려 있는 셈입니다.

삶의 무게로부터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기다림을 기다림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창출해 내는

고된 한 걸음 한걸음만이 진정한 길이라고 느꼈슴다.





여러가지로 맞물려 있는 각색 작업을

추석때 만이라도 쉬고 싶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난, 또다시 안타깝게 그 시간들을 견뎌내며 즐길것입니다.

나의 똘똘이와 함께...



우겔겔...













여러분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