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구분표로 검토하기

pearljam75 2004.03.27 01:17:09
다음주 수요일이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마감인데,

3월 중순께부터 로커lawmaker들이 날 열받게 만들어서리 열받은 대로 구국운동을 하고 다녀서 이 꼴이 났다.

아직 제목도 안 정하고, 씬넘버도 안 매기고, 결정적으로 결론을 어떻게 내야할지를 몰라

고심이다. 이건 다 국회의원들 탓이다. 이렇게 남탓한번 해보고....


하여간 오랜만에 씬구분표를 작성해봤다. 아직 결론이 안 난 미완성 상태에서....


연출부 생활할때야, 출근해서 컴퓨터 켜서, 밥먹고 하는 일이 엑셀로 각종 표만들기 작업이었는데

내 시나리오 가지고 씬구분표 만들어 보기는 또 오랜만이다.


출력을 안했으니 화면을 보며 씬구분표를 기록해야하므로 엑셀로는 못하고

종이를 이용해본다.


씬번호, 장소, 내용, 등장인물등 간소화된 표로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를 한다.


순서확인, 전개과정 타당성, 뜬금없는 장면은 없는가? 사건간의 개연성 검토, 등장인물 감정선이 고른가,

어제 하와이로 떠난 장동건이 오늘 아침, 유오성네 집구석에서 눈비비고 일어나는 일을 없는가,

등장인물도 확인하고...........

내가 보편타당한 인간이 아니니, 내가 만든 등장인물들도 다 괴상하고, 지랄맞고 모자라고 감정선이

안잡히고..... 쉽지 않다.

한김에 소품구분표, 의상구분표까지 해버릴까? 흐흐흐.....


으악,,,,,, 벌써 100씬이 넘었다. 인서트컷을 카운팅해서 그런가?
아직 15%는 더 써야할것 같은데...... 으......복잡해지는군. 바보...

쓰는것보다 삭제하는게 더 어려운 법인데, 일단 써놓고 나면 아까워서 버려지지가 않는다.

편집실에서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와의 인간관계상, 자기 연출에 혼이 나간 자뻑상, 기타 등등의 이유로- 버려야 할 필름을 못 버리는 감독들만큼 어리석은 건 없지,

시나리오에서도 버릴 건 버려야하는데 .....


<메멘토>나 <펄프픽션> 보면서 씬 배열순서가 독특해서 너무 좋아했었는데.....

달걀을 세우는건 어렵지 않았다.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나도 독창적으루다가 잘 쓰고 싶다. 잘!, 아주 잘~!!


다짜고짜 엔딩 씬을 달걀을 세우는 주인공 비장한 얼굴 c.u.로 끝내버리는 건 어떨까?

BGM으로 부담스런 스트라빈스키 음악을 깔고 말이다.....

관객들에게 달걀세례를 받을것이다. 허허허......

박찬욱 감독이 <복수는 나의 것>을 하루밤만에 생각해내서 영화를 만든 걸 보면 난 놈은 따로 있다는 자괴감만 든다.

내가 천재라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