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셋....

pearljam75 2004.03.05 02:42:33
sbs가 새 사옥으로 이사해서 방송하는 걸 무슨 자랑거리라고
난리를 치던데...

그거 기념으로 오픈 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에 박정자씨가 나왔습니다.
자신이 출연한 연극의 스틸 사진들을 한장 한장 보면서 어떤 연극이었고
연기는 왜 어렵고 또는 즐거웠나, 상대방은 어때했나
설명을 했습니다.

마리아 칼라스가
"오페라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태양은 뜬다. 하지만 오페라가 있으므로 세상은 더....."
라고 말했답니다.

박정자씨는 오페라 대신 연극을 그 문구에 넣고 말하고 싶답니다.
우리는 영화를 저 문구에 넣고 싶은 사람들이겠고요.

오랫동안 연극을 하신 분이라 그런지 발음과 발성이 청명하고 강렬히 귀에 꽂히는게
얼굴 믿고 까부는 혀짧은 탤랜트들 천명하고도 못 바꾸겠더군요.

예순 셋..... 아, 무대에서 살면 나이를 안먹나봅니다.
무대가 절대반지인가? 노화를 막다니...
5년전에 박정자씨 핸드폰에 아들이 "삶의 절정"이라고 초기화면 설정을 해주었답니다.
아직도 그녀는 삶의 절정입니다.

나도 미미하나마 될때까지 해보자 지금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든까지 <19 그리고 80>을 매년 하기로 인생의 목표를 정했다며 소녀처럼 말하는
그 분을 보니 저 연륜, 저 내공, 저 여유를 한번 내가 생전에 한번 부려볼 수 있을까
......
눈물이 쏟아지고...

사소한 일에 감동받고 눈물흘리기가 요즘 제 취미이자 특기랍니다.

미미한 노력은 이제 그만, 치열하게 다시 달려들어야할때가 아닌가....

옛날엔 예순 셋....으악, 끔찍했구만
이젠 "삶의 절정"......이라고 생각하며.

나이 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세상에 무서울게 아무것도 없겠군요.
핑계대지 않고 도전해서 일궈버리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