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님>....
pearljam75
2004.02.24 22:28:05
<형수님>에 형수님은 나오지 않드라...
작년 6월 친구들과 기차여행엘 갔다가 (일산에 있는 유명한 점집에 갔다오는 길이었음)
집앞 비디오가게에 갔다.
비디오가게에 들려 비디오를 빌려 수퍼마켓에서 과자를 사서 집에서
야한 비디오를 보는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다.
비디오 가게에는 얼마 전 내가 사는 아파트로 이사온 김상경이 반바지에 슬리퍼, 모자를 착용하고
에로비디오 코너에서 알짱거리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이 끝나고 어지간히 집에서 뒹굴었는지
살이 허벌나게 찌고 못생긴 발가락이 도드라져 보였다.
비디오가게 아줌마는 김상경에게 스파이크 존즈의 <어댑테이션>을 추천했지만 그는 계속 에로 코너에서
어슬렁거렸다.
우리는 아줌마의 추천착 <쏘,빠,때: 쏘세지가 빠다를 만났을때>를 빌려서 나왔다.
"그럼, 여기 쏘세지도 나오나요?"
아줌마는 말했다. "쏘세지는 안나와요."
집으로 돌아와 베란다문을 열고 비디오가게 건물을 보았다.
일종의 스토킹.... 비디오가게에서 나온 김상경은 검정 봉다리를 들고 우리처럼 수퍼마켓에 들려
검정 봉다리 하나를 더 만들어서 나왔다. 그가 건너편 101동으로 들어가는것까지 확인하고
우리는 <쏘,빠,때>를 보았다. 도대체, 김상경은 왜 훌륭한 <어댑테이션>을 거부했는가, 수다를 떨면서.
많은 에로비디오를 보면 알겠지만 제목은 정말 내용과 아무 연관이 없다.
<사랑도 환불이 되나요>나 <이중간통>같은건 내가 생각해낸것이지만,
최고의 에로제목이 뭐드라...
<털밑썸딩>
<공고괴담><가문의 수치>
<인정상 사정할 수 밖에 없다>
.....
에잇, 생각안난다.
감동과 참신함이 샘솟는 에로비디오를 서로 추천하여 보는 아름다운 문화가
필커에 만발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