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으로 고생하는...우리집 가축, 미미.

pearljam75 2004.02.12 17:14:28
고미미.jpg

우리 고미미양은 1994년 여름 우리집에 처음 왔었지요.
수줍음이 많고 잘 짖지도 않고... 입맛도 까탈스럽고...머리도 조금 나쁘고..

하지만 우리집 식구들은 워낙 개를 좋아해서 그냥 저냥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마당에서 똥개나 키우던 우리 가족들은 처음 푸들을 키워보는거라서
사료도 주지않고 남은 밥같은 걸 주며 키우고 산책도 안 시켜주고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거의 우울증 환자처럼 되버렸습니다.

미미양은 작년 말부터 동공의 색깔이 연해지더니 이젠 완존 장님이 되어버렸답니다.
미미는 지금 노안성 백내장뿐 아니라 충치, 피부병등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노안성 백내장때문에
밥그릇을 코앞에 갖다 주어야 밥을 먹을 수 있고, 여기저기 얼굴을 많이 부딪히면서
앞발로 더듬으면서 다닙니다.

불쌍한 우리 미미.... 주인을 잘 만나야 건강한 개다운(as dogs) 삶을 영위할 텐데....

게다가 우리미미는 아직도 처녀랍니다....

흑흑...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상황이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네요. (난 천벌을 받을껴....T T )

요즘 TV에서 보면 부자집 애완견이 판자촌 사람들보다 더 잘 먹고 부티나게 살던데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가 뭔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냥 옛날에 산동네 살때 시멘트 마당에서 막 키우다가 발정나서 가출했던
뽀삐, 예쁜이, 재롱이 등등의 똥개새끼들이
지금 아파트에서 지리멸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미미보다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