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론적 세계관- "운명"

pearljam75 2004.01.20 03:01:51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복수는 나의 것>, 최근의 까지...
그들은 완전히 운명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고 "요즘에 와서" 그것은
절대적으로 나의 마음을 이끌고 있고
노력형의, 의지가 제법 강한 나를, 나의 현재의 지지부진을, 때로는 나의 실패했던 경험들을 비웃는다.
찐따... 니가 아무리 그래봤자, 벗어날 수는 없어. 그게 니 운명이야, ...그렇게 소곤거리는것 같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라스트에 흐르는 모비딕의 곡 <>를 듣고 있자니...

부모나 국적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중국적자는 만 22세가 되기전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하고
다른 나라 국적을 선택하거나 국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국적법 제12조 등)
부모는 선택할 수 없으므로 유전자도 선택할 수 없고, 고3때까지의 경제적 배경도 이에 종속한다.
(이재용씨는 평생 그 경제력에 종속당하겠으나....)

이땅에 태어났으니 똘아이 부시의 크나큰 자국민 사랑도 한번 받아볼 수가 없고
범세계적 미국 패권주의의 특혜도 누려볼 수가 없다. 스티붕 유..... 그는 할 수 있다.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고 모든 일은
하나님이 주관하신다하여-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이 돌아간다 하여 주관자에게
좀 빌어보면 길이 열린다하여 기도도 열심히 하여 나의 의지를 관철시켜보려 했지만
씨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하나님의 깊으신 사랑과 보살핌은 압구정동 소망교회에만 가득하신가,
강북 산동네 혼자사는 노인네들의 기도는 왜 안들어주시는가,
그들의 타고난 운명, 불변의 팔자소관이 공평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이기고야 만다.
하나님은 김영삼 편이다.

내나이 스물 셋인가에 "하나님"은 없어! 교회에 발을 끊고
무소유, 무위로 맘의 평안을 얻기위해 절에도 다녀봤지만 절밥만 실컷 먹고
평화는 얻지 못하였다.

왜 류승완과 박찬욱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결정론적, 주지주의적, 운명론적 세계관을 피력했을까?

그것이 진실이기때문에?
"하면된다" 박정희의 새마을운동 이념 같은 건 다 판타지라구?

싸움을 말리던 공고생은 전과자에 조폭이 되고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먹을 먼저 움켜쥔 공고생은 공무원이 되어 눈알 쑤심을 당한다. 그들의 운명은 ....
류는 하필 귀머거리, 하필 류의 사장 애가 아닌 동진의 딸이 납치되고, 돌고 도는 운명의 쳇바퀴.
변태새끼들에게 끌려간건 하필......팀로빈스........ 케빈 베이컨이나 숀펜이 아니라, 팀 로빈스...

가난하고 어려웠던 류승완, 류승범 형제가 영화판에서 성공한것은 그들의 운명때문인가? 재능때문인가?
의지 때문인가?

재능, 의지, "하필"같은 우연 따위들은 결국 운명으로 귀결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자, 그럼 "아이고 , 내 팔자야," 팔자타령이나 하며 손놓고 놀아볼까?

.....아직 때가 아닌가?

아, 때론 너무 고통스럽다.

알콜 중독자 아버지를 둔 자가 더 괴로울까? 바람둥이 아버지를 둔 자가 더 괴로울까?

어느쪽이든 가혹한 것은 마찬가지리라..... 이건희회장을 아버지로 두면 영화하기가 더 좋을까?
아닐것 같다. 정해진 재벌2세의 운명을 거부하면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배용준처럼 아버지와 의절할지도 모른다.
....

영화판에서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그렇게 내 영혼을 잠식하고 있다...

...
그러나 ....자고 일어나면 난 또 새로 떠오른 태양을 보며 열심히 살것이다.
태엽감은 인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