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백개쯤 가지고 있다면....

sadsong 2004.01.10 03:30:16
그렇다면
나는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크게 망설이지 않고
하나씩 지워갈 수 있을까.


갑자기,
옛 생각에 가슴 멍할때,
하나쯤 버려서 나아진다면.

오늘처럼,
그녀 노랫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 흐를 때,
두개쯤 버려서 멈춰진다면.

내일처럼,
수줍게 면사포 썼던 스물여섯 그녀가
육십번째 생일을 맞는 아침에,
서너개쯤 버려서 편안해진다면.


그러다가
나는
언제쯤
조마조마해지기
시작할까.

열개쯤 남았을 때.
다섯개쯤 남았을 때.



우리별에선
아직
목숨이 하나인것 같아
가위 들어
검정머리카락에
가져갈 수 밖에.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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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두지
않았던걸
후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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