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 국제 영화제... 버전 업.

sandman 2003.11.23 19:47:02
제목이 뭐 이렇지?

아르바이트를 핑계로 합숙한 지 몇일...
여기는 부산이다. 부산?
부산으로 내려온 이유는 단 한가지다...
복국 때문이다....

합숙 1일째 복국한그릇 하자고 시내 잘한다는 집을 들어갔더니
추어탕처럼 나오던 복국은 사라지고 1인분에 2만원 가량하는 것으로 밥을 먹으란다.
잉? 인분수를 줄여 밥을 먹고 가면 안되냐고 했더니 안된단다.

저녁...
우쒸. 무슨 복국이 2만원이야...
부산가서 작업하자.... 거긴 아직도 8,9000원이다.
어차피 합숙으로 나가지 못할 바에...

그날 오후 부산으로 튀었다.

내 영화를 들지 않고는 부산국제 영화제를 가지 않겠다고 한지가 몇년짼가...
선배나 지인들은 호통반 놀림반이다.

"이 놈아 넌 니 영화 언제 보여 줄래?"

^^; 늦으면 깊습니다.    라고 폼을 잡는다....

오랜만에 오는 부산이라.. 감회가 새롭다.
역시 바닷가를 낀 도시는 바다라는 거대한 공기 정화기가 있어
서울보다는 오염이 덜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를 다녀온 사람들이 대체로 예전 같지 않은 부산의 바가지를 이야기 했다.

흠...
피파 거리에 가까운 남포동에 숙소를 잡고 인터넷 되는 방으로 옮기고는
식당 탐방에 들어간다.
오랫동안 서울 생활로 잊었던 부산의 반찬들을 하나씩 먹노라면,,,
아~~ 이게 바로 고향 맛이라는 건가....

저녁밥 후에는 산책...

언제나 산책로는 극장 거리 피프 거리다...

초등학교때 타워링을 몰래 보다가 매표 아가씨(좌석에서도 표검사 했다)에게 걸려
출입구에 무릎꿇고 두손 들고 창피해서 고개숙였던 부영 극장이
부산 극장 멀티 플렉스로 변했다.
부산 극장이 이제 사라진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나의 추억도 무형으로 변할 것이다.....

3류 극장이라고 코방귀도 안뀌던 맞은 편 대영극장은 어느듯 사라졌다.
옆에 무슨 극장이 있던데.... (첫 영화때 입회본다고 해서 관객들을 매회 10명이상씩 삐끼 짓 하며
집어 넣었다 ㅋㅋ)

주욱 늘어선 포장마차들이 신주꾸 거리를 연상(안가봤음. 사진의 느낌)시킬 정도로 앙증 아니
조잡스러울 정도로 아담하다.
오뎅을 먹어 보지만....
(오뎅은 남포동 먹자 골목의 오뎅이 맛있다)
....

자갈치 꼼장어를 먹으러 갔다가 한접시 3만원에 뒤로 넘어 간다.(기절)
주욱 거리를 탐방해 보니 중앙 거리에 꼼장어 만원 혹은 2만원의 가격표가 보인다..
흠. 이걸 바가지 라면 바가지라 할 수 있겠군..
(참고로 꼼장어류의 장어는 어지간한 곳에서는 산지 사람들은 안먹는 다.
왜 냐면 그들은 바다의 바닥 밑에서 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오염된 곳에서 장어는 바로
수은과 중금속 덩어리 기 떄문이다.
꼼장어가 비싸다면 아마 이런 장어가 아닌 청정 지역의 꼼장어라면
비쌀 이유가 된다.)

자갈치에 가면 아직도 배 타는 곳이 있다.'유람선?  아니,,,
마주 보이는 YOUNG ILAND(영도)를 왔다갔다하는 배다.'
소요시간 5분도 안된다. 타볼만 하다.
가격?  ㅎㅎㅎㅎㅎ
700원이다. 버스값...
배를 묶어두고 안전하게 타지도 않는다.
배의 선장이 요령있게 대면 탈 사람들은 요령있게 타면 그만이다.
요 옆에 어릴 적 낚시다니던 방파제..
그 방파제 이름? ㅎㅎㅎ 일자섬... 방파제가 다 일자인데
우린 그렇게 불렀다..
일자 섬에 낚시가자고....
그때 지금돈으로 약 100원만 주면 나룻배가 간다.
통통배는 가격이 더블 이었다.
낚시에 바닷 게 잡다가 그 나룻배 운행 시간이 지나가 버려
소리지르며 지나가던 배를 탔던 적이 기억난다.
폭풍때 그 옆에서 배가 파도에 말그대로 얹혀 다니던 것도....

(어 부산 국제 영화제에 배를 운영해도 재밌겠다고 하니 4500톤급 배를 들어와 처치 곤란이란다.
무슨 4500 톤이나 한강 유람선 정도 크기면 되지...
아쉽다....)

남포동의 극장가들이 사라진다.
그건 아쉽다. 한국 최초의 멀티 플렉스 개념의 극장이 바로 이 남포동 극장가 였다.
영화를 볼려면 뭘 볼지도 고민하지 않고
주욱 늘어선 극장 중에 간판보고 탁 들어 가면 끝이다.
줄이 길면 딴거보면 그만이다....
극장이 없어진 거리는 당연히 젊은이들의 걸음이 없어져
주변의 식당및 유흥가는 사라진다.
극장이 없는 부산의 피프 거리....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남포동(엄밀히 창선동) 먹자 골목에 가면 40년인가 50년인가 수제비 명물이 있다.
남포 수제비....
국물이 과연 환상이다. 옛날 생각나서 가보니
환상적인 솜씨로 수제비를 뜯어 넣던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아담하게 조화된 실내 장식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한다.
어릴 때 못 느꼈던 국물의 시원담백함을 느낀다.'
흠 해장이 이맛이군,,,,
(참고로 부산의 식당은 서울의 난리 부르스 치는 방송국에 소개된 그집이라고
플랭 카드도 없다...식당 내부에 종이로 부쳐진 그것도 국제적으로 논다.
거의다 일본 NHK 이지만
방송 사진을 종이로 복사하고는 끝이다.
하지만 자갈치 시장의 몇 식당은 서울의 그것마냥 방송국을 내세운다.'
정작 맛있는 집은 조용하다.
내부에 조용히... 붙어 있다.
세계적으로 ...
"일본 NHK 몇년도 방영...
몇가지 사진,,," 그리곤 끝이다.

자갈치 시장 뒷 쪽의 삼계탕 도 맛이 그만이고..
추어탕은 조금 부평동 쪽으로 가야 한다.
구포집이라는 한정식 집이다...

북국집도 충무동 로터리에서
부산집을 찾으면 된다....

회 국수도 있다..
그리고 서울 맛을 보는 서울 깍두기 (해장국-설렁탕집)
그리고.... 흠...

생각나면 적고,,,,

뭔 얘기를 하는 것인지...

현대인들은 돌아갈 고향이 없다고 한다.'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시장이나
부산의 국제시장(피프 거리 윗쪽과 길건너 한 블럭 건너편)이나 모두 같은 시장이지만
국제 시장은 어디 가면 뭐가 있고...
(다행히 아직도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호객행위를 하는 시장...
얼마나 짜증나는 가...
시장은 바로 볼거리와 먹거리와 살거리들은 데....)
순대는 어디가 맛있고 튀김은 어디가 맛있고...
어디는 장난감,,,
손에 훤하다....
이것이 고향인가 라고 느낀다....

얼굴을 찬찬히 살피니...
좋게 말하면 정많게 생긴 얼굴이고
나쁘게 말하면 어리숙한 얼굴이다.
즉 빈틈이 보이는 얼굴이 마주하는 사람에게는 편하다.

아직도 인사 잘하면 맛있는 것 한 그릇 몰래 가져다 주는 인심이 아직도 살아 있다.

틈이 보이는 상거래도 여전하고,,,,

내가 어릴때 지상 복합 10층에 복합 예술 공연(영화 포함) 장소를 만들려고 했던 곳은
지금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연극 무용 미술 행위 영화 등등을 복합 공연장이
사람들이 옹기종기 사는 장소로 바뀌는 것이다..
그 아파트 (4동 정도 되나 보다)를 사려면 얼마가 드나 라고 계산 해보다
이내 손을 떨군다...

엄마없는 하늘아래 를 공짜로 들어가기 쉬워
반 아이들을 매일 몰래몰래 같이 넣어 주는 바람에
그 영화는 아마 10번도 더 봤다.
보고 싶어 본게 아니라... 공짜로 들어가는 루트를 알고 있었던 나의 원죄다.
그 영화를 했던 곳이 고은아씨가 극장주 였던 ? 극장(갑자기 이름이 생각안난다.)인데
지금은 모텔로 변했다....
그 옆 극장 역시도
그 인근의 상권은 쌀쌀하다..
(참고로 예전에 이 부근에서 쉽게말하면 뽕(히로)을 쉽게 구했다,,,,
나도 맞아 볼까 했는 데 (순전한 호기심에)
다행히 어떤 사건이 발생해서 맞지는 못했다.
그때 맞아 보았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변했을 까?

지금의 부산 극장의 전신인 부영극장은
뒤로 길게 비상구가 있었다.
젘프를 하면 닿았는 데 철봉하듯 매달려 올라 타면 극장 진입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위험 요소가 많이 따랗다.
만약 비상구쪽의 문이 안으로 잠겨 버리면
비상구에 갖혀 버린다. 그럼 다시 그 계단에서 바깥으로 뛰어 내려야 하는 데
이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래서 출입구로 잠입을 시도하다 딱 걸린것이 영화 타워링이었다.

하필이면 불나서 물에 잠기며 한 참 재밌는 데
후레쉬가 내 얼굴을 비추며
"표 보자"라는 말을 내 뱉을 줄이야...

다른 극장은 어려웠다.
왜냐하면 출구의 아저씨들이 워낙 완고히 지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장 거리 뒤로 가면 만화방이있다.
특히 영화 포스트가 붙어 있는....
그 곳에 가면 극장의 1/3 가격으로 표를 살수 있었다.
이건 고등학교때 안거지만....
(고등학교 땐 주로 동시상영관 500원 내면 두 프로 보는 곳.....
비오면 비새고 영화보다가 한쪽에서 으악 소리나면
분명 쥐가 천장에서 떨어 졌거나 바닥을 기면서 여자를 스쳐 간것이다..)

우리집은 피프 거리에서 전철로 약 두정거장.
오거리 코너에 담벼락이 있은지라
부산의 극장 포스트들을 많이 붙혔다.
당연 벽을 소유한 우리집은 초대권이 항상 있었다.....
어머니가 어린 나를 손잡고 가셨다는 데
같이 본 영화는 기억이 나질 않는 다.'
단 옆집의 누나 손을 잡고 어디서 본 외팔이 중국 검객 영화...
인간의 사슬로 다리를 만들던 그 영화만 기억에 남을 뿐이다.
이소룡은 초등5,6년 때 부터 중2,3 때다...
쌍절권을 아마 3개월에 하나씩 담임 선생님께 빼앗겼다..
이소룡 흉내 낸다고 쌍절권에 맞은 내 뒤통수의 혹은
이소룡이 영화속에 쓰러뜨린 악당수 만큼 될 것이다 ㅎㅎㅎㅎ
기억 나는 가 노란 츄리닝에 한줄,,,,
정말 끝내주는 복장이었지 ㅋㅋㅋ

뭔 얘길 하는 지...

배는 꺼지고...
이제 또 일하자,,,,

나중
부산 국제 영화제 100배 즐기기를 제대로
맛집과 소개되지 않은 재미의 관광 코스를 적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또 떠올라 더 쓰고 싶지만...
손가락도 아프고,..

........................

광안리 바닷가를 가고 싶은 데 갈 여유가 없다.
쌀쌀한 바람에 시 한편이 떠 오른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안에 있는 이여 내안에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에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옆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