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즈음에

panicted 2003.07.29 02:31:02
오늘 늦은 저녁을 먹고 슬슬 쓰레빠를 끌고 나왔다
공원에 앉아 담배를 하나 물었는데
주위를 보니 다들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는 건강을 지키려고 이 밤에 뛰고 차고 있는데
그 속에서 혼자 담배를 피는것도 거 참 뻘쭘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문득 예전에 아르바이트 했던 비디오방 이 생각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무지하게 가보고 싶어졌다
한 1년전 일이라 뭐 변한것도 없을것 같았는데 왠지 무척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갔다
밤인데도 술집이 많아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 틈에 내가 일했던 가게가 보이는데 앉았다
그냥 앉아서 보고있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었다
가게 바로 옆에 바(bar) 가 있었는데 거기 사장이 매일 와서 공짜로 영화를 보곤 했는데
그 사장님이 지나가는 것이었다
누구하고 얘길 나누는게 바쁜것 같아 말을 걸진 않았는데
그 사장님이 그렇게 반가울진 몰랐다
혼자서 한참 실실 웃다가 일어나서 집에 가는데
술집에서 나온건지 어디선지 서른즈음에 가 흘러나왔다
지금 서른즈음인 분들이 뭐라고 하실진 모르겠지만...
아직 서른즈음이 되려면 멀었는데 그 노래가 오늘 유난히 가슴을 비집고 들어온다
나중에 한참 세월이 지나서 오늘처럼 다시 돌아와보고 싶은데가 있다는게
그때 생각이 나서 혼자 웃을수 있다는게 고맙다
누가 고마운건지 모르겠는데
재밌고 고맙다
하루하루 멀어지는 것들 과...
어디에 있는지 모를 사랑 과...
머물러 있지 않는 청춘을...
매일 이별하는 것들을...
난 서른을 훨씬 넘긴 나이가되면 다시 찾아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