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안녕히 주무세요...

좀비 2003.04.21 01:06:02
어제.

비가 내리는 일요일.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흐느끼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전화를 받으시는 어머니와 통화하기란 그다지 편치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 저 내일 촬영 때문에... 늦게 가요... "

... 그런데 말이죠

슬픔에 못이겨 눈물이 흐르거나...

어릴적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물밀듯 몰려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저 말 한마디를 내뱉기란 그다지 쉽지 않았다는거죠...

곰곰히 생각하니...

정말 할아버지와 저...

함께 있었던 시간을 생각하기란 너무나 힘든 ... 동떨어진 장소에서 ... 너무나 긴 각각의 시간을 보냈었군요

그래도...

조금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걸 보면 피는 ... 물보다 진한가 봅니다

할아버지.

이제. 호흡기 떼고. 편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