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jasujung
2003.01.20 14:17:00
나의 싸구려 감수성이 싫다..
자멸감에서 탈출하는 방법..
1.아주 짠 찌개를 끓여 밥없이 먹는다.(혀끝을 도는 짠내음이 곧 육체의 망가짐을, 육체의 망가짐이 살아나려는 아둥거림을 알 수 있다..)
2.혼자 취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해 온갖 추태를 다 부린다..(그로써 나의 정숙함이 끝임을 느꼈을 때, 그리고 스스로 모멸감에 휩싸일 때 이상하게 인간은 다시 살고 싶어진다.)
3.아주 어려운 책을 든다. (스무살적이라면 어떤 책을 읽어도 감동에 사로잡힌다...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책을 다시 읽다 구토가 났다..어려움을 그토록 쉽게 표현하는 그가 싫다..세월탓이겠지만....대신 토마스 만을 들자..스토리 약하지만, 영화적인 요소없지만, 그 사상 이해안가지만 그 문구, 그 단어 하나 쓰는데 이 사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새삼 그 고뇌가 느껴진다..참 어렵게도 썼다...;;;)
4.귀찮아도 동네 한바퀴는 돈다.(분명 집 앞 계단을 한발자국만 나가면 다르게 보이는 게 세상이다...다시 돌아오면 씁쓸한 일상일망정...)
5.텔레비젼 많이 본다. (변화를 인식하라고 가장 많이 부추기는 게 tv다. 내가 행복이, 자유가 뭘까 백번 고민할 때, 한방에 엉터리 정답주는 거, 한방에 웃겨버리는 거 텔레비젼밖에 없다..영화는 아직은 진지하다.....)
몰랐다..
누군가 아프다고 할 때 그 아픔이 아픔일거라는 거 인식하지 못했었다..
나도 아프다고, 왜 나 아픈 거 모르냐고 얘기만 했었다..
엽태 살아오면서 고통을 더 깊숙히 느꼈었는데도 잘 잊어버리는 성격이라, 아니 더더욱 그래서 남이 아프다는 게 싫었었다..
이주일, 그 지난 첫날, 쇠약한 몸을 들어, 빛이 있는 동안 허허 웃고 있다...
많이 미안하다.......
난 넘 단순해서 탈이지만 그게 시나리오든, 영화든, 소설이든, 음악이든, 건축물이든,,,,더 단순해지자...사랑 앞에 소박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