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까지 왜 이래. II (-유행의 종점)

hal9000 2002.10.21 02:53:00


태초에 계곡이 생겼으니, 후에 뭇사람들 이름하여 '염고개'라 칭한다.
백성들에게 알려지기를 천하제일 남성넘버원 험하기로 알려져 도전의 명소가 되어분진다.
물론 많은 이들이 그 산을 타기를 희망했으나 돌아오지 못했다. 돌아오는것 단지 '염' 송장뿐.
450년 후(몇번째 450년후 문명인지는 모르겠다 -.-),
서울서 놀러간 선생(순기)과 제자둘(병제, 준홍)이 까불며 놀던 중 '염고개'에서 조난을 당하는 처지에
이른다. 그 세사람, 유행적 선두주자라고 생각했다. 말투 죽인다.
무지하게 추운 어느 겨울 눈오는 새벽께였나.

[대본]
화면 우측 상단에 '재연' 글자 형광색으로 뜨고.
암전.

벼랑에 여우 그림자 "아우~" <C.G>

선생 순기, 얇은 봄잠바 차림에 코펠 냄비를 이마에 대고 눈위에 엎드려있다.
학생(3학년)병제, 오리털 파카를 입고 두꺼운 침낭 속에서 눈만 꺼낸채 별을 센다.

병제 : 선생! 추워염?
순기 : 아까 뒹구르다 굴렀다는.. 등이 따가운거랑.. 코가 막혀 냄새를 못 맡겠다는 거 외엔..
         사실은 추워서 죽을만 하다는..  

학생(1학년) 준홍, 불씨만 남은 모닥불 앞에서 라이타 가스를 마시고 있다. 이하 무척 문어체.

준홍 : 호호. 기분이 아주 좋아염..
순기 : 낮은 코펠로 좀 바꿔줘.(그 후, 졸아버린다 zzZ)

병제 : 이봐 선생! 여기서 주무시면 얼어죽어염.
순기 : (때맞춰 깬다) 야 씨발! 나 더 이상 졸려서 못참겠다는..
준홍 : 성냥도 이제 안 남았어염. 어쩜 좋아염. 나도 몰라염. 혹시 남은 담배 있어염?
병제 : 내 배를 째서 내장을 꺼내면 그나마 따뜻하여 김이 나지 않을까(염)?
준홍 : 형! 안돼염!
순기 : (울먹) 왜..
준홍 : 결혼하기에 세상은 너무 신나염.

순기 : 으.. 제자의 내장으로 몸을 녹이는게 소원이었다는..

힘겨운 몸을 일으키는 순기선생. 이마에 베고 있던 코펠투껑을 들고 프레임 아우-트.
잠시 후 (off sound)  쓱삭쓱삭. 보면 코펠 뚜껑으로 병제의 배를 째고 있는 순기선생.

병제 : (사지를 비튼다) 아흑. 너무 오래 걸려염.. 역시 네크로필리아를 위한 길은 고통 뿐이었군염..
순기 : 염병하지 말고 조용히하라는..
준홍 : (설겆이하며) 얌생이 물똥! 포뚜리스 인민땡크!
순기 : (뚜껑으로 배가르며) 너 설겆이 왜 해!
준홍 : 저녁 먹어야지염..
순기 : 고기! 큰 다라이에 뜨거운물 받는게 원래 순서라는..
준홍 : 제 아직 움직이는데염.

꿈틀.
이윽고 병제의 배가 쩍 갈라지자 형형색색의 무지개가 뻗어 나온다<C.G> (ㅡ>씨쥐님은 영화계의 마술사다)
순기와 준홍은 무지개위를 저벅저벅 걸어서 오른다. 그들의 깜깜했던 주변이 음표와 꽃들로 변한다<C.G>
이윽고 계곡을 벗어나 인근 산장으로 대피한다. 그들 발 밑으로 염고개가 한눈에 들어온다<C.G>
산장에 도착한 선생과 취한학생은 119들의 환대를 받는다.
응접실로 모셔진 순기선생은 등에 연고 바르는 고통을 참느라 입에 수건을 물어버린다..119도 다르진 않았다.
119 : 따가워염?
순기: 이 정도 따끔은 참을수 있다는...

병제는 감기때문에 등에 모포를 얹고 객실로 모셔졌다.
취한 병제는 엘크사슴 대가리 박제를 보며 오뚜기스프를 먹다가 입 천정이 데었다<C.G>

그 시간 쓸쓸하고 어두운 조난 장소.
병제의 내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난다는게 사실이었다. <특효: 배 위에 드라이아이스>
병제의 두 손에는 코펠뚜껑이 꼭 쥐어져 있었답.

(감동적 음악과 함께 타이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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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경상남도 의령군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인간의 허황된 유행을 향한 꿈과 그로 인한
동료의 왕따.. 처참한 죽음을 사실감있는 묘사와 현실적인 어체로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희생자의 비극적 결만이 볼 만하게 전해집디다. 그러나,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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