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조건 옳다.'

sadsong 2002.08.13 21:39:25
'나는 옳지 못하다'는 것 역시
'내가 옳지 못함'에 대한 '옳은 판단'이니까....


정확하진 않은데, 아무튼 이런 내용의 글이
나 고등학생때 대학생이었던 우리 큰형 방 한쪽벽 벽지에 매직으로 낙서처럼 쓰여져 있었다.
그것 참 말 된다고 감탄했었다.

그밖에도,
어디서 보고들은건지, 자신 머릿속에서 나온것인지 모를 그럴듯한 철학적 글귀들과
인체해부도, 자동차, 머리뿐인 건담 등 몇가지 멋진 그림들이,
역시 매직으로 벽 한쪽을 장식하고 있었다.
(어쩌면 얼마 뒤 새로 도배를 할 예정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나는, 혼자 잘났다며 남의 말 안듣고 남의 영향 안받기로는 국가대표급이고,
이제껏 살면서 알았던 친구, 스승, 가족, 친지, 선후배, 동료가 수백은 될텐데.
그중 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사람은 우리 큰형이고,
그중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우리 큰형이다.
한마디로 말이 통한다 이거지.
그 수백중에 최고로 보이는 사람이 남 아닌 우리형인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나와 큰 문제없이 의견이 교환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한 일임에 틀림없고.)


일반적인 일을 해선 안될것만 같은 그 형이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고 있고,
결혼을 해선 안될것만 같은 그 형이 다음달에 결혼을 하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본색과 달리 가는(갈 수밖에 없는) 모습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평소같으면 사사건건 논리를 들먹이며 준비과정에 딴지를 걸었을 내가,
순전히 형의 온전한 결혼생활을 위해서 입을 봉하고 있는 현실이....


그래도 뭐.... 잘 됐으면(?) 좋겠다.



- 뽀너스1 -
앞으로 결혼하실 분들 제발....
청첩장에다 누구의 아들 멍멍군, 누구의 딸 멍순양이 결혼한다고 쓰지 않으시면 어때요.
'멍멍이하고 멍순이'가 결혼하는 거지
'누구의 아들' 멍멍이와 '누구의 딸' 멍순이가 결혼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도 부모님 이름이 필요하기도 하니,
그냥 본인들 이름 옆에 부모님 이름을 부록처럼 달아주시면 어때요.)

- 뽀너스2 -
또.... 이건 결혼이야긴 아닌데,
자녀 있으신 분들, 제발....
멍멍이 엄마예요, 멍순이 아빠예요. 라고 자신을 소개하지 않으시면 어때요.
그리고 부부끼리 서로 부를 때도 멍멍이 엄마, 멍순이 아빠라고 부르지 않으시면 어때요.
태초에 내 남편이고 내 부인인데 굳이 애 이름 갖다 붙여서 부르면 따뜻한가요.
부부있고 애있지, 애있고 부부 있나요.

전 엄마가 다른 곳에 전화할때 '누구 엄마'를 찾거나 '누구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가만있지 않습니다. ㅡㅡ;

그리고 사회활동 없는 가정주부일 뿐인, '누구 엄마'로 주로 불려지는 내 엄마가
당신의 이름을 잃어가는 것 같아, 자주 이름을 불러줍니다. 그냥 대놓고 막 불러댑니다.
이건 남들이 보면 벼락맞을 네가지 없는 녀석으로 보이겠지만.

또 흥분했네요....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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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형 이야기를 하려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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