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sseennssee
2002.08.10 02:04:11
이 몸 하나 쓰러뜨릴 곳이 없구나
바쁜 걸음들 모두 돌아간 거리에는 종일
흥청대던 목소리들이 쏟아놓은 토사물과
일찍 잠자리를 준비한 이들의 추운 숨소리뿐
세상에 내 휴식을 반가이 맞아주는 한치의 땅이나
나를 위해 노래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산다는 것은
분명 자신의 가슴을 여는 일일진대
모든 문은 안으로 잠긴채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고 그렇구나
몸을 움츠릴수록 생각은 옛날로 가고, 가서
생각은 자꾸 어머니 옆에 편히 누우려 하지만
지금 내가 베고 있는 것은 누가 버린 아픔인데
내 시린 등을 이렇게 찔러대는 것일까 밤은
이처럼 길어도 되는 걸까 우리는
과연 누구를 보기좋게 밀치고 가서
누워야 되는 걸까 돌아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통
생각나지 않고.
-송용호, 1966, 서울.
--가난했던 그의 고등학교 시절, 수능 날 아침 어느 식당 아주머니의 친절함에 아침밥을 얻어 먹고 시험길을 향했다던 그가 생각이 나고, 내일이면 있을 시험 아침에 먹어야될 분량의 어떤 것에 대한 생각들에. 난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에. 지난 엄마의 아픔처럼 내 것만을 쫓으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