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이야기 vs 참을 수 없는 분노의 무거움

sadsong 2002.05.14 00:00:33
아침에 병원에서 두국자의 피를 뽑아내고,
여섯방의 방사선에 피폭 당하고,
남대문에서 겨자 찍어먹는 천원짜리 즉석어묵인지를 먹고,
이천원하는 떡볶이를 먹고 오뎅국물은 공짜고,
"잠깐동안만 천원에 네 개씩 드립니다." 호떡 네개는 혼자 다먹고,
쓸쓸한 웃음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천원이나 하는 파워에이드를 마시고,
압구정 길바닥 어디에선 가위로 꼬치 잘라주는 천삼백원 닭꼬치를 먹고,
삼백원은 서비스 값인가보다.
맥도날드에서 옥수수스프와 맥너겟과 콜라와 감자튀김을  먹고,
이게 어쩌구 카드를 슬쩍 내미니까 딱 사천사백원이고,
오버 더 래인보우를 보러 들어간 극장에서 천삼백원하는 카페라떼를 먹고,
마지막 크레딧 올라가고 좋은 노래 나오는데 후다닥거리는 사람들에 또한번 아낌없이 분노하고,
집에 오면서 이어폰을 꽂았더니 눈물이 나고,

함께한 입은 셋이고 둘은 마주치지 않았고,
내돈은 별로 안썼고,

이게 오늘.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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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식으로 잡스럽게 먹어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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