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을 앞둔 연출부의 불안!
truerain
2002.02.03 22:44:26
5개월 정도 준비해왔던 작업이 드뎌 이번주에 촬영을 시작합니다.
기쁘다기보다는 '아직도'(!) 끝내지 못한 헌팅때문에 속이 답답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뭐 그저 그런 기분입니다.
디테일한 것들은 봄 촬영시기에 맞춰서 다시 찾으면 될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공간인 스님이 '다도'하는 공간을 못 찾아내서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참 그렇습니다...
사실 어제 정말 이제 마지막이다 오늘 못 찾으면 그냥 협조해
주겠다는 (그렇지만 울 감독님이 그다지 맘에 들어하지 않았던
모 사찰)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인사동을 헤매다가 우연히 좋은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요즘 삐까뻔쩍하게 변하는 인사동에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더군요. 그리고 어렵게 그 곳 선생님(사장님)과 연락이 닿아서
어찌어찌해서 70-80% 이상의 긍정적인 허락을 받으려는 찰나...
그만....
시나리오의 내용을 언급하고 말았습니다.
'발정기'와 '거세' 뭐 이런 내용이 담긴 장면인데 그 말을 듣는순간
선생님의 표정이 바뀌시더군요... 그리고 "어렵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비록 공간은 허름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 공간에
담긴 깊은 의미를 설명해주시면서...
그리고 저에게 좋은 충고(?)를 해주시더군요
사무실에 돌아가서 시나리오 내용땜에 허락을 못 받았다고 말하지
말고 그냥 이 곳 시간사정이 넉넉하지 못해서 허락을 못 받았다고
말하라고.... 괜히 시나리오 내용을 말해서 거부당했다고 하면 제가
감독님한테 깨질테니까 그렇게 말하라고....
비록 사용허락을 못 받았지만 그래서 헌팅을 마무리 못해서
답답하고 씁쓸했지만 그래도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리를 떠나면서 혹시 인사동 지나가다 그 곳에 불이 켜 있으면
서슴치말고 찾아오라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이렇게 해서 또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헌팅을 어떻게 끝마쳐야 할지 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