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오르는 담배연기...
jhwj99
2002.01.14 10:56:05
매일 취침시간 새벽 4, 5시
기상시간 8, 9시...
저의 하루는 피어오르는 담배연기와 함께 합니다...
드디어 사무실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집에 들어가는 횟수가 줄긴 했지만 더이상 남의 눈치 안살펴도 되고
굶지 않아도 됩니다...
사무실에 자그마한 숙직실이 2개나 있습니다.
그 1평 남짓되는 공간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장판 밑에 전기장판을 깔아두고 감독님은 말씀하십니다.
"야~ 보일러 틀어라."
그 소리에 웃으며 전기장판 코드를 꼽는 나...
이젠 의자에 기대어 자지 않아도 됩니다.
따끈한 바닥에 배깔고 등깔고 지집니다...
잠이 모자라도 전보다는 개운합니다. 피로도 들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것은 밥을 직접 해 먹는 다는것...
재정이 딸려서 매일 커피와 녹차와 뜨듯한 물로 배를 채우던 그 시절이 이젠 장난 같습니다.
가끔 지방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오는 전화...
"돌아와라. 무슨 고생이냐?"
"내맘이야~ 내가 좋아서 고생하는 거니까 걱정마여..."
... 학교에서는 아무래도 연락이 없습니다.
이제 졸업하는데... 촬영에 치여 시험도 못보고 반학기 이상 교수님께도 못 찾아가 보았습니다.
전공은 영화가 아니지만... 조금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제 맘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감독님께서는
"열심히 배워라. 내 쫓진 않을테니... 그리고 나중에 잘되면 한턱 쏘는거다. 알겠지? 열심히 할 수 있지?"
"넵..."
가끔은 눈물이 핑 돌기도 합니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나으니까...
이젠...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 갑니다.
없는 그림실력이지만 한때 만화를 했었다는 이유로 콘티를 그리게 된것과
몇번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 그리고 필커의 도움으로 더 나아진 저를 보게됩니다.
잠을 쫓으려 담매를 핍니다.
이젠 커피만으로는 피로를 달랠수가 없네요.
어젠 콘티 작업을 마쳤습니다.
제가 처음 완성한 콘티를 보며 흐뭇해 합니다.
감독님은 숙직실에서 주무시지만... 아마 아실겁니다.
완성된 콘티를 보고 입이 귀에 걸려 있는 저를...^^
또 몇일 후면 지방으로 촬영을 갑니다.
얼어죽지 말라고 감독님께서 옷을 사 주셨습니다.
따듯합니다...
몸도... 마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