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vincent 2001.10.06 03:32:28

친구.
추적거리는 새벽길을 걸어본 것이 언제인지.
친구, 네가 비추어준 옥탑방 불빛이 그립다.
빗줄기 새로 부채살처럼 뻗쳐오던 그 불빛들이 그립다.
나는 비척대며 그리움 새를 잘도 피해 집을 찾는다.
네가 있는 곳은 너무 멀어 내 한숨이 닿지 않는다.
하아- 닿지 않아서 안심하는 내... 피로.

친구.
늘 구부정한 내 어깨 위로 타앙- 청량하게 울리던 네 손짓이 들린다.
나는 아프게 웃어도 네 손짓이 그립다.
나이의 고개들을 함께 넘어 우리 무릎도 함께 저린데
너는 왜 내 옆에 없는지
나는 구부정한 어깨가 시리다.

친구.
네 지루한 연애담이 도돌이표로 몇 번씩 반복되는데.
그 때마다 네 음성이 아니라서 낯설다.
아, 그래... 이제까지 그게 니가 아니라서
내 몸은 다 잘못 대답했다.
그래도 친구.
넌 내게.... 다 콜록거렸잖아.

친구.
난 오늘 네 생각으로 하늘을 채워넣었다.
그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