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씩 묻더라도

이사는 몇 번하고 살아왔는지
세금 영수증은 한 곳에 모아두는지
바늘에 실은 잘 꿰는지
빨래 널어 놓고 한번 쳐다볼 시간은 있는지
홍대앞 놀이터에서 만나는지 기차길옆에서 만나는지
신촌 현대 백화점앞에서 만나는지 굴다리 밑에서 만나는지
종로 타워레코드에서 만나는지 인사동 야구장에서 만나는지
강남역 뉴욕제과로 가는지 압구정동 백화점으로 가는지
이제 곧 장마철인데 창문들은 잘 닫고 외출 하는지

웃으면서 인사하는 편인지
빤히 쳐다보며 안 웃을수 있는지
아침에 알람 시계소리는 잘 듣는지
아침을 거르지는 않는지
영화를 보며 울어봤는지

책 한권 사는 날이 그렇게 기쁜 날인지
읽던곳 까지는 책 모서리를 접어두는지
책갈피를 끼워 두는지
오가는 길은 전철을 좋아하는지 버스를 좋아하는지
흰 옷에 머리카락은 묻지 않았는지
서점가는 날은 주로 휴일인지 한 낮인지
피곤할테지
이런 글처럼 잘 널브러지고 잠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