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퍼진다.

박정숙 2000.05.27 02:46:00
"정숙아! 이젠 내게 붙여 줄 돈도 없다."
집에 전화를 했다. 아무것도 아닌 그 말이 내겐 너무 서글프게 만들었다.
돈을 아껴 쓰라는 말을 좀처럼 듣기 힘든 우리집에서....

필름메이커에 들어오면 님들이 오린 글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주 읽어 본다
때에 따라서는 프린트도 하면서....
근데 늘 돈이 문제란 걸 자주 생각하게 된다.
다른 과제들은 안하고, 맨날 영상에만 관심이....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 하는 작업도 없으면서....

영화를 하면 정말 그리 가난해지는 것일까?

눈물이 난다.
그냥 서글퍼진다.
난 돈 많이 벌어서 후원자가 되고 싶은데...
자꾸만 자신이 없어진다.
과연 내가 이 험난한 길을 걸어 갈 수 있을 것인가?
정말 평생 영화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