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희로애락 표현을 다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배우들이 희/락 표현에 어려움을 겪죠.
‘나는 왜 밝은 연기가 안 될까?’
마냥 어렵다고 고민하기보다는, 그 이유를 세분화해서 찾아볼 필요가 있어요.
많은 친구들이 보이는 특징을 알려드릴 테니, 본인에게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원인을 알아야 해결도 가능하니까요.
1. 저는 평소에 즐겁고 행복한 걸 잘 못 느껴요.
일상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잘 못 느낀다면,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면, 당연히 연기할 때도 이런 류의 감정을 공감하기 어렵고 표현 또한 힘들 겁니다.
행복을 잘 못 느끼는 사람들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행복의 기준치가 너무 높아요. 그래서 소소한 행복은 행복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혹은 일상에서 즐거운 일을 만들지 않고,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대로 둡니다.
행복의 기준치를 다시 점검하고, 일부로라도 행복한 일을 만들어보세요.
그 외에,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평소 어느 정도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긴 하나, 대본에서 요구하는 즐거움/행복의 강도가 워낙 일상보다 크다 보니, 그 강도를 공감하고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평소 큰 소리를 내며 웃지 않더라도, 극 속에서는 박장대소를 하며 웃어야 할 때도 있을 테니까요.
2. 이런 행복한 일은 어차피 저한테 안 이루어져요.
지나치게 현실적인 거죠, 현실과 반대되는 상황을 상상하지 못할 만큼.
대본의 상황은 너무 행복한데, 그것이 어차피 내 인생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 혹은 내 현실은 너무 정반대라는 생각에, 상상조차 하지 않는 겁니다.
현실적인 성격은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죠. 그러나 배우가 되고자 한다면, 내 현실이 어떻든, 가상의 상황을 믿는 능력은 필수로 갖고 있어야 합니다.
3. 제가 행복하면 그다음은 매번 불행이 와요.
이런 경우 행복을 느끼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또 불행해질까 봐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은 좋은 게 있다면 그다음엔 안 좋은 일이 와요. 반복되죠.
행복을 안 느낀다고 해서 불행이 안 오는 것도 아니니, 좋은 일/행복한 일 있을 때 그 안에서 감정을 충분히 느껴보세요. 행복이든 불행이든 배우에게는 그 감정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합니다.
4. 내 가족은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상상을 하는 게 죄책감이 들어요.
지금 내 현실은 불행 속에 있는데, 그 와중에 내가 행복한 상상을 하고 기뻐하는 것이 죄책감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행기 승무원이라고 생각해 볼까요?
우리 집이 우울해요. 근데 고객에게 밝게 웃으며 일하는 거, 죄인가요?
똑같아요. 배우도 직업입니다.
행복한 상상을 하는 것 역시, 일을 하는 것뿐이니 죄책감 갖지 마세요.
배우의 상상은 무죄입니다.
5. 체력이 안 받쳐줘요.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것도 체력이 있어야 누릴 수 있습니다.
내가 지쳤는데 기쁜 것을 느껴야 하고,
심지어 남들이 느낄 정도로 표현을 해야 한다니, 이게 얼마나 힘에 부치는 일인가요?
희/락 연기는 큰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에요.
체력을 기르세요.
6. 웃을 때 주변이 신경 쓰여요.
연기할 때 주변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 남 앞에서 웃기는 더더욱 힘들 겁니다.
행복해하는 게 스스로 어색할 수도 있고요.
혹은 웃는 모습에 자신이 없는 경우,
내 표정이 이상하게 보일까 봐 편하게 웃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작업을 할 때, 지나치게 큰 어려움을 느낀다면 꼭 원인 파악을 먼저 하세요. 단순히 연습 부족이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가 걸려있을 수도 있어요. 그것을 푸는 작업부터 해야 합니다.
오늘 공유한 사례 중에 나와 비슷한 게 있다면, 거기서부터 실마리를 풀어가 보세요!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철학과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