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더 잘 하려면,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요?”
기실 배우의 질문에 답변을 주다가, 이 내용은 칼럼에 적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코칭을 해보면 정말 많은 배우들이 ‘공감 능력’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상대의 눈을 보고 집중하는 배우들
특히 연기를 배우기 이전에, 스스로 판단을 하고 답을 내려야 하는, 감정보단 이성을 갖고 일을 해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던 분들, 답이 딱딱 떨어지는 공부만 했고 감정과는 거리가 멀게 지냈던 이과 학생들, 사람한테 마음이 데여서 마음을 굳게 닫고 살아왔던 분들이 가장 크게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들은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공감"하기보단, "판단" 하는 게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우는 오로지 그 인물의 편에 서서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이 능력이 없으면 배우를 하기 어렵다.
좋은 소식은 공감 능력은 훈련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오늘은 3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카메라 앞에서 감정을 끌어내는 작업들
1. 공감이 어려운 원인부터 찾아라.
많이들 해결 방법부터 찾으려 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접근법이다. 일단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것도 깊게 파고들어가 디테일하게 적어보는 걸 추천한다. 과거에 특정 사건/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 독학을 한다면 혼자 해결 방법까지 찾아야 하지만, 연기를 배우고 있다면 조력자에게 그 원인을 공유하여 조언을 얻는 게 좋다. 원인에 따라 사람마다 해결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2. 타인을 판단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주문을 외워라.
극중 인물을 분석할 때나 타인을 관찰할 때, 판단이 아닌 있는 그대로 사람의 ‘마음/감정’은 무엇일까? 역으로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말을 한번 뱉어봐라. 처음에 어렵다면 속으로 그 말을 해줘라. 말이 바뀌면 생각도 점점 바뀐다.
3. 타인에게 벌어지는 일이, 남일이 아니라 생각해라.
타인에게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이 나와는 관련이 없다는 마음을 없애라. 그러고는 "나도 그럴 수 있어"라고 바꿔가라. 극 중 인물은 많은 사건, 사고들을 겪는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인정하고 싶진 않겠지만, 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우리는 모두 죽음과 사고, 이별 등의 큰 사건들을 경험하고 살아간다. 인물은 나와 똑같이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이다.
인물에 공감하고 연기하기
위 3가지 과정들이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일상에서도 실험을 해볼 수 있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극중 인물이 되어 걸어볼 수도 있고, 상황을 더 발전시켜 상상을 해볼 수도 있다.
물론 카메라 앞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 이런 작업들은 당연히 기본이고, 더 나아가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화면에도 그렇게 나오는지, 내가 설계한 대로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배우고, 그에 맞게 반복할 수 있는 것까지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카메라 연기들은 전문적인 코치가 코칭을 해야 해결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니, 위에 소개한 공감 능력 기르는 3가지 훈련만큼은 꼭 혼자 해보길 바란다.
만약 공감 능력이 부족하면, 감정이 많이 필요로 하는 연기들, 특히나 슬픔을 다루는 연기를 해내기가 쉽지 않다. 배우들 중에 이 역량에 부딪혀 배우를 포기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기실에서는 이번에 수련 배우와 졸업 배우가 참여 가능한 감정연기전문반(슬픔, 분노 집중 코칭)이 새로 개설되었다. 혼자 할 수 있는 부분,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잘 구분하여 부족한 부분을 부족한 채로 계속 남기지 않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촬영 모니터링 - 설계대로 연기가 나오는지 확인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1년 커리큘럼>
https://movie119.modoo.at/?link=doc2zemk
<연기칼럼>
1. 오디션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대본 분석', 이 3가지 놓치면 소용없다.
https://blog.naver.com/rmrdptnf/22313627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