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화, 드라마 오디션에서 대표적으로 나오는 오디션 형식 4가지에 대해 이야기 드릴게요.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에 이 정도는 숙지하고 대비해두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1. 지정 대본 ver1 동선 (조감독과)
2. 지정 대본 ver2 테이블 리딩 (상대 배우와)
3. 당일 대사 (현장 대본)
4. 자유연기
1. 지정 대본 ver1 – 동선 (조감독과)
첫 오디션으로 상업 작품을 바로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 독립·단편영화 오디션을 먼저 보게 될 것입니다. 그때 많이 볼 수 있는 오디션 형식입니다. 3~7일 전에 1~2장 정도 지정 대본을 내줍니다. 2명이 같이 들어갈 때도 있지만, 혼자 보는 경우가 더 많고요. 상대 역은 조감독이나 다른 스태프가 해줍니다. 섬세한 제작사는 상대역만 해주는 배우를 따로 섭외하여 오디션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이건 정말 극소수입니다.
*그래서 이때 알아두면 좋은 TIP 2가지!*
⓵ 조감독이 어떻게 읽어줄지 모르니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
조감독은 연기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감정을 뺀 상태로 책 읽듯이 읽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열심히 해주려다가 의도치 않게 발연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소리가 안 들리게 읽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역의 대사가 많이 길다면 앞에 몇 부분 읽다가 가장 마지막 대사로 점프하는 경우도 있고요. 상대 역을 따로 해주지 않고 배우 혼자 연기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⓶ 동선을 카메라에 맞게 준비!
동선이 있는 씬을 받았을 때는 조감독이 그 지문을 읽어주기도 합니다. 혹은 배우가 알아서 동선을 지킨 후 대사로 넘어가야 할 수도 있고요. 이때 정렬 자세로 중심이 잡히지 않거나 몸을 잘 못 쓰는(움직임이 안 되는) 배우의 경우 티가 나게 됩니다. 대사 중간에 지문이 들어간다면, 그것도 대본에 충실하게 지켜줘야 합니다. 단 오디션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행동 지문이라면 현장에 맞게 조금 바꿔서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카메라’입니다. 연극 오디션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위원은 당연히 프레임(화면) 안에서 연기할 줄 아는 배우인지 확인할 것입니다. 그러면 동선과 행동이 들어가도 프레임 안에서 연기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내가 짠 동선과 표현들이 앞에서 보는 심사위원(제3자 입장에서)도 모두 이해가 되어야 합니다.
2인 지정 대본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지정 대본 ver2 – 테이블 리딩 (상대 배우와)
영화 오디션도 가끔 이렇게 보는 경우가 있긴 하나, 대다수 드라마 오디션일 때 ‘테이블 리딩’ 형식을 많이 씁니다. 대본을 테이블에 놓고 앉아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때 단순 책 읽는 드라이 리딩은 절대 안 됩니다. 움직이면서 하는 호흡들, 생동감이 앉아서도 담겨야 합니다. 앉아있지만 굳지 않고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거죠. 테이블 리딩의 경우 배우의 기본기가 더욱 잘 드러납니다.
실제 드라마의 경우 바스트 샷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디션 때부터 바스트 샷으로 촬영하여 심사위원들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기도 합니다. 프레임 안에 담긴 배우의 모습을 바로바로 확인하는 거죠.
오디션장에는 2~4인으로 들어가고, 여러 명이 들어갈 땐 서로 파트너를 바꿔가며 대본을 리딩 합니다. 상대와의 호흡과 앙상블을 보는 거죠. 제 경험 상 최대로 많이 들어갔던 건 6명이었습니다.
드라마 오디션은 3~7일 전에 지정 대본 5~9장 정도 주는 등 영화 오디션보다 대본 분량이 많습니다. 특히나 특정 배역을 뽑는 것이 아닌, 여러 인물을 열어두고 보기 때문에 지정 대본 안에 희·로·애·락이 다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본을 많이 줍니다.
대본 유출에 민감하여 아직 방영되지 않은 그 드라마의 대본보다는, 찾고 있는 인물과 가장 비슷한 인물로 다른 작품에서 발췌하여 줍니다.
테이블 리딩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3. 당일 대사 (현장 대본)
아무리 제작사에 준 지정 대본이라도 며칠 전에 주기 때문에 실제 그 배우의 실력을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디션 장에 도착하면 당일 새로운 대본을 주기도 합니다. 독백인 경우가 많지만, 씬 몇 개를 발췌하여 줄 수도 있습니다. 유명 000 감독의 경우, 현장에서 열몇 장의 씬을 바로 주고 리딩을 요청한다고 합니다. 평소 그 배우의 실력을 보겠다는 의도죠. 현장에서 대본을 주는 경우에는 실제 그 작품의 대본인 경우가 많고 오디션 직후 바로 대본을 회수를 합니다.
당일 대사가 뭐가 나올지 모르니 운에 맡기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수능에 무슨 문제가 나올지 모르니 당일 운에 맡겨야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일 대사 받았을 때를 대비한 훈련 역시 여러분들이 매일매일 하고 계실 그 연기 훈련들 속에 넣으셔야 합니다.
기실 배우들도 당일 대사 연습은 졸업 이후에도 가장 열심히 하는 연습 중에 하나입니다. 수련 배우 일 때는 매일매일 훈련 습관을 들이기 위해 인증샷을 남기며 훈련하기도 합니다. 대본 드는 것부터 당일 대사 처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들이 쌓여야 오디션 당일 새로운 대본을 받더라도 잘 소화할 수 있습니다.
당일 대사 연습 인증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4. 자유연기
오디션 연락이 올 때 자유독백까지 준비해달라고 미리 공지하기도 하고, 당일 갑자기 보여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유연기는 그 배우의 연기력을 보기 위해 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조력자가 붙어서 만든 것 일 수도 있고 장시간 연습한 것이니 자유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자유연기는 그 배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배역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보는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그에 맞게 준비를 해야겠죠. '시장이 원하는 여러 이미지 군 중에서 나는 어디에 들어가는 배우일까? 그걸 잘 보여줄 수 있는 독백은 무엇일까?'를 고민하여 대사를 찾거나 창작하여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확실해야 오디션 볼 기회도 주어지기 때문에, 기실 졸업 전에는 시장에서 팔리는 것에 대해, 이미지 타깃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다룹니다.
이미지에 맞는 자유독백 창작 촬영, 현장 모니터링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촬영본 모니터링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이렇게 4가지. 대표적으로 오디션장에서 많이 나오는 형식을 소개했습니다. 이 외에도 즉흥연기, 특기 등을 보는 경우가 있으니 짬짬이 준비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기실은 영화·드라마에 나갈 성인 배우들을 양성하는 곳이기에 위에 언급한 오디션 형식들을 훈련하며, 졸업 말미에는 실제 오디션과 같은 형태의 모의 오디션을 진행합니다. 외부 오디션 경험이 없어도 기실 안에서 미리 경험해 보고, 피드백까지 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죠. 그래서 졸업 후 오디션이 잡혀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해야 할 것들을 차분하게 하고 올 수 있습니다.
모의 오디션 후 피드백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오디션 보고 싶다” “배우 되고 싶다”라고 꿈은 꾸는데, 오디션을 어떻게 보는 건지도 모르고 그에 맞는 대비도 되어 있지 않다면 당연히 기회는 그 사람에게 오지 않을 겁니다. 오늘 글을 보시면서 철저하게 필요한 것들을 대비하고, ‘제대로 준비된 배우’로 오디션장에 가시기 바랍니다.
오디션을 함부로 보지 말라는 이야기도 한다.
오디션은 붙을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스스로 아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작품을 선택하고, 그 작품의 제작진이 원하는 모습으로 그 앞에 서야 한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스스로를 함부로 내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 (도서 ‘이토록 찬란한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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