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입니다.
1. 매력이 없어서.
오디션에 부른다는 것은, ‘나 당신이 궁금해요. 직접 만나서 연기를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요.’라는 뜻입니다.
보통은 1차 프로필과 연기영상(출연 영상)으로 먼저 걸러내는 데, 그게 매력이 있어야 오디션 기회도 주어지는 겁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선배들에게 찾아가서 물어보는 게 확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되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거든요. 포트폴리오 자체가 좀 다릅니다. 그렇게 해서 연락 오는 선배들의 자료와 나의 자료를 계속 비교해가며 수정해나가야 합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는 게 더 승산 있습니다.
프로필의 경우, ①시장에서 내가 타겟팅으로 해야 하는 이미지 군을 파악한 후, ② 내 얼굴과 적합한 스튜디오에서 찍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연기 영상은 작품 출연 영상 중에서 좋은 부분들만 편집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출연 경험이 없다면 독백이나 2인 영상을 촬영하여 재편집해야 하는 게 좋습니다.
기실은 졸업 전에 이 작업을 같이 하는데, 독백 영상 하나만 달랑 보내는 경우보다 연락 올 확률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독백 영상 퀄리티가 좋으면 그것만 해도 상관없습니다.)
(기실 포트폴리오 촬영 수업 현장)
2. 오디션 볼 준비가 안 되어서.
"완벽한 준비란 게 있을까요?"
그런 건 없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되고 나간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오디션과 현장을 나갈 만한 기본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 정도 준비도 안 해놓고 막연히 "완벽한 준비란 건 어차피 없어! 경험 쌓다 보면 늘 거야!" 하며 움직였다가는 경험도 못 쌓고 나이만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오디션 피드백 수업 시간)
제가 가장 최근에 본 드라마 오디션은 3일 전에 지정 대본을 7장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7장은 2인~4인 신들로 되어있었고, 모두 눈물을 흘리면서 점점 울부짖는 감정 신들이었습니다.(Tip: 요즘 이런 작품들 많이 나와요. 그래서 기실 배우분들.. 수업 때 이 역량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겁니다.) 이 외에도 이전에 본 오디션은 5일 전에 9장의 지정 대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디션장에 갔을 때, 10장 가까이 되는 신들을 못 외우는 사람은 일단 없었습니다. 그 정도는 다 기본으로 하고, 대사를 절거나 표준어 구사와 화술 및 딕션에 문제가 있는 배우 역시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드라마 오디션의 경우는 보통 남녀 2인 짝으로 들어가거나, 남녀 남녀 4인으로 들어가서 서로 상대 역을 해주는 경우가 꽤 많은데, 그럴 경우 상대가 잘 못해주면 같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1차에서 프로필과 출연 영상으로 걸러 부르는 것이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배우 지망생들이 오디션을 경험 쌓기 위해 본다고는 하는데, 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자격을 먼저 만들어 두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부르는 사람도 아무나 부르기 싫어하거든요. 일단 오디션장 가서 연기라도 해볼 수 있으려면, 다음 2가지는 기본적으로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오디션 대비 수업)
1) 오디션 지원
- 연락이 오는 프로필과 연기영상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디션을 보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가 정말 중요합니다.
보통 대면 오디션에 2~30명 정도를 불러서 본다고 하면, 그 30명 안에 들어야 합니다. 최종 1명에 드는 건,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합니다. 실력은 물론이고 배역에 맞는 이미지, 운 등이 필요합니다. 근데 30명 안에 드는 건 본인이 노력해서 어느 정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1000명 정도가 지원한다고 하면, 내가 30명 안에 드는 사람인지, 770명 안에 드는 사람인지 일단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실에서도 "우리가 최종 1명을 만들어줄 순 없다. 그건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니까. 근데 오디션 기회가 주어지는 그 상위 30명 안에는 들게끔 만들려고 1년 동안 같이 가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770명 안에서 계속 머물면, 본인이 왜 오디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지 이유도 모른 채, 지원을 해도 진전이 없는 상황이 장시간 지속되다 혼자 상처받고 포기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오디션 - 지정 대본 훈련 수업)
2) 오디션 대비
- 오디션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인지하고, 그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
오디션 맞춤 훈련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게임을 하려면 게임 방법을 알아야 하듯이요.
기실에서는 '영화 오디션은 어떻게 보는지, 드라마 오디션은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오디션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다 대비해서 맞춤 훈련들을 합니다.
독백, 지정 대본 (2인이 같이 들어가는 경우, 스태프가 읽어주는 경우, 배우들끼리 서로 상대 배역을 해주는 경우, 혼자 보는 경우), 당일 대사, 테이블 리딩, 즉흥 연기 등...
지금 이 글을 보는데 '이게 다 무슨 말이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 오디션 볼 준비가 된 건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세요. 준비 없이 뛰어들면, 얻는 것 또한 없을 겁니다.
만약 이 시스템을 모른 채 연습실에서 혼자 독백 연습만 한다면? 당연히 오디션 가서 잘 해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3. 지원을 적게 해서.
Q. 연락이 잘 안 와? 몇 개 지원했는데?
A. 음... 한 40개 정도요.
"그래서 안 되는 거야."
(오디션 수업)
내가 몇 개를 지원했는지 셀 수가 없어야 합니다. 오디션은 지원해도 연락 안 오는 곳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지원할 땐 ①공고 사진을 찍어두고, 그다음엔 ② 잊어버리는 게 좋습니다.
'오디션 연락이 왔나? 내 메일을 열어봤나?' 한다는 것 자체가 지원을 많이 안 해봤다는 뜻입니다. 지원은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해두고, 본인 할 거(실력 늘리기 위한 훈련) 하면서 기다리면 됩니다.
이런 이야기들 많죠. "프로필 투어, 소용없다."
진짜일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투어를 통해 오디션을 본 적도 여러 번 있고, 동료 배우들 역시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일 시작할 때는 저 역시 지원해도 연락이 잘 안 와서, 일 많이 하는 선배들 프로필을 받아 제가 직접 출력해서 돌려주며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 후로 저도 연락이 점점 오기 시작했고요. 역시 남들과 달라지려면, 다른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요 근래 기실 공식 스터디 배우들 중 프로필이 완성된 친구들을 데리고 프로필 투어를 같이 갔다 왔습니다. 다른 배우들의 프로필도 직접 보고 참고하며, 이렇게 노력하는 배우들이 많다는 것을 뼈로 실감하면서 동기부여도 함께 얻고 왔습니다.
요즘은 프로필 투어를 대신해 주는 대행업체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시간과 돈을 절약해 주니, 효율 면에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직접 가는 것보단 그게 더 나은 방법 같기도 하고요. 그러나 굳이 제가 제자들과 함께 프로필 투어를 갔던 이유는, 직접 발로 뛰며 돌았을 때 얻을 수 있는 동기부여와 노하우들은 방구석에 앉아서는 절대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더 효율적으로 보내지 않을 바에야, 영화사를 한번 돌면서 긴장도 해보고 다시 연습할 수 있는 힘을 얻어 가는 게 더 현명한 거라 생각됩니다.
(기실 공식 스터디 배우들 - 첫 프로필 투어)
(생애 처음으로 영화사에 프로필 돌리러 간 병아리들! 신기해하는 게 너무 귀엽네요 ㅋㅋ)
오늘 글을 다 읽은 배우분이라면, 3분만 멈춰서 생각해 보세요.
① 나는 지금 얼마만큼 준비가 되어 있는가?
② 내 프로필과 연기 영상은 매력 있는가?
③ 나는 오디션 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로, 기회가 오기를 바라고 있는가?
④ 그렇다면 나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3. 솔직하게 다 깔게요, 필름메이커스에서 공고 거르는 팁 8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