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독백만 준비해 본 배우들은 '어떻게 하면 내 연기가 돋보일 수 있을까, 내 오디션 독백 연기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에만 집중합니다. 오디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작품까지 찍을 수 있으니, 당연히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작품의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이 되고 나선, 오디션 준비하듯 똑같이 임하면 안 됩니다.
대본을 받게 되면, 극 중 인물은 서사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환경/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부모의 부재, 이혼, 사고 경험 등 살아온 배경이 다양해요.
인물의 서사는 극 중 본인의 대사에서, 그리고 다른 배역의 대사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배경을 이해해야 인물이 하는 선택,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당신이 하는 모든 선택과 행동은 당신이 처해왔던 여러 일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요?
가장 좋은 건, 실제 그 일을 겪은 사람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사자를 직접 찾아가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죠. 때문에 다른 매체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요.
기본적으로 유튜브에 검색해서 나오는 건 다 찾아봐야 합니다. 특히 '인터뷰와 다큐멘터리'가 도움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좋지만, 미화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실제로 그것을 겪은 사람들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참고하는 게 좋아요.
더 좋은 건 책입니다.
해당 사건을 직접 겪어 온 사람들이 써놓은 책을 보면, 심리 묘사가 디테일하고 그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사적인, 일상적인 모습들이 많이 드러나있어요. 때문에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비슷한 상황은 연기하기 편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을 연기하기 어려운 건 그만큼 정보가 없기 때문이죠. 상황과 인물을 이해를 하기 위한 데이터를 채워야 해요. 특히 더 일상적인 것, 구체적으로 인물이 겪었을 법한 것/대화들을 상상하면, 연기할 때 순간 집중하기가 좋아요. 그런 면에서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개적인 유튜브에서는 섣불리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작가는 책에 풀어내는 경우가 많으니, 캐스팅이 되면 관련 책이 있는지 찾아보고 힌트를 얻으세요.
더 좋은 건, 평소에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겁니다. 배우로 일을 하고 싶다면, 타인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관심을 계속 열어둬야 합니다.
오늘 글을 보고 '알겠는데.. 일단 오디션을 붙어야 출연을 하죠...'라는 마음이 들 수도 있어요. 이해는 합니다만, 배역을 맡을 준비가 안 된 배우를 굳이 뽑을 연출도 없습니다. 작품 들어갈 때 꼭 오디션을 통해서만 기회가 오는 것도 아니고요. 기회는 어떻게 올지 모르니, 오디션까지만 가능한 배우 지망생이 아니라 배역까지 제대로 소화 가능한 배우가 될 수 있게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철학 및 시스템>
<160명의 자립 배우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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