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더 하려고 하지 말고, 느껴지는 만큼만 해!”
연기 배울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죠?
필요 이상 표현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과장된 연기를 하는 배우들에게는 이 말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모든 상황에 이 말이 통하지는 않습니다.
기성 배우들 인터뷰를 보면 "더 하려고 하기보다는 상대가 주는 만큼, 제가 느껴지는 만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죠. 그러나 그 배우들은 표현력을 포함한 다양한 배우 훈련을 했기 때문에, 내가 느껴지는 만큼만 연기해도 제3자가 봤을 때 납득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 내가 표현력 훈련을 충분히 하지 않았거나 감정 표현에 서투르다면, 혹은 표정이 없거나 너무 많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대표적인 경우의 수를 이야기할 테니, 독학하는 분들은 이 중에 본인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고 그에 맞게 훈련하시기 바랍니다. 연기 수업을 받고 있다면 이건 코치가 진단한 후 적절한 해결책을 내줄 것입니다. 그게 안 되는 코치에 배우고 있다면 당장 도망가시고요.
당신이 만약 평소에도 표정이 별로 없는데, 표정 근육 개발조차 하지 않은 배우라고 해봅시다. 2-30년간 함께 했던 가족과 친구들은 당신과 의사소통하는 데에 문제가 없겠지만, 그 상태로 ‘느낀 만큼만 연기’했다간, 제3자가 당신이 어떤 것을 표현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스스로 영상을 찍고 봐도, '나는 표현을 했는데 왜 안 드러나지?'하는 의문이 남을 거고요. 이런 경우 표정 근육 개발과 표현력 강화 훈련부터 해야 합니다.
반대로 당신이 평소에도 표정과 제스처를 과장되게 쓰는 사람이라고 해봅시다. ‘느낀 만큼 연기해’라는 코멘트를 받았을 때 평소대로 표현한다면 계속 과장된 표정과 제스처를 쓰게 되겠죠. 이때는 오히려 움직임에 제한을 둬보기도 하고, 어떤 것을 표현할 때 표정이나 제스처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호흡과 소리 등 더 응축되고 섬세한 표현도 가능하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당신이 만약 감정과 소리 훈련이 되지 않은 배우라면, 아무리 어떤 감정을 느껴도 그걸 표현할 때 자신이 없어서 막히게 될 것이다. 특히 '내가 이렇게 표현했을 때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떻게 하지?'라는 자의식이 들어오면서 더 소극적으로 표현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만약 이완과 충동 훈련이 되지 않은 배우라면, 경직된 몸으로 어떤 것을 느끼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겁니다. 특히 상대 배우가 주는 자극역시 충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거고요, 유연함이란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느낀 만큼만 연기해!”라는 말은 진실된 연기를 유도해낼 때 중요합니다. 그러나 촬영/공연 등 결과물을 염두한 작업을 할 때에는, 본인이 진실 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넘어, 제3자, 즉 관객/시청자도 이해가 되도록 표현해 줘야 하는 과제가 하나 더 생깁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기성 배우들의 인터뷰, '느낀 만큼 연기하려고 노력합니다.'라는 말. 배우 지망생들이 그런 인터뷰를 보고 자신도 그렇게 하면 연기가 잘 나올 것이라고 착각을 합니다만.. 느낀 만큼 연기한 것으로 '현장에서도 쓰일 수 있으려면', 이완·충동·소리·표현력·감정 훈련 등, 배우 기본기 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본인 상태에 맞게, 단계별로 훈련하세요!
<기실영화연기스튜디오>
<2024년 코치별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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