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우사이 (여기서 우리의 사랑을 이야기하자)
영문제목 : Here, Let's talk about our love.
제작형식 : 35미리 필름
상영시간 : 22분 10초
시높시스
연인사이인 인수와 나영은 성인식 날 서로에게 여관에서의 첫날밤을 은근히 기대하고 만난다. 하지만 계속되는 탐색전에도 불구하고 섹스를 하자는 말을 꺼내는 것부터가 어렵다. 어렵사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골목길의 여관으로 향하는데 남자는 여자의 맘이 변하기 전에 들어갈 만한 여관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첫날밤을 치루어 내야만 하는 인수가 여관으로 나영을 이끄는 데도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나영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첫날밤을 생각하는데 반해 인수는 섹스가 곧 사랑의 확인이라고 생각한다. 여관방안에서도 소동은 계속되는데...
우리의 인수와 나영은 과연 첫날밤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인가?
연출의도
여관에서의 첫날밤을 통한 통과제의(通過祭儀).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은 도처의 여관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우리의 사랑은 여관을 통해서 발전하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한다.
그때 그 사람 이름도 잊었지만 얼굴도 잊었지만 여관에서의 첫날밤만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 기억은 이후 우리가 다른 사랑을 할 때도 중요한 형상기억의 관성을 만들어준다. 그럼 우린 여관에서의 거사를 사랑했던 걸까? 그 사람을 사랑 했던 걸까? 심지어 누구와 갔었던가 하는 기억도 없는 경우에도 첫날밤에 대한 기억은 여관에 들어가기 위해 벌였던 미묘한 심리전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여관에서의 첫날밤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다른 입장을 미묘한 심리의 디테일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치루려고 하는 여관에서의 첫날밤에 관한 좌충우돌 해프닝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