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뒷이야기1. <포스트 봉준호법>이 뭐에요?
<한국영화 뒷이야기> 연재를 시작해 보려한다.
거창한 담론이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 같은 것은 없다.
요즘 언론환경이 예전 같지 않다.
가짜뉴스나 권력과 자본의 보도 자료를 받아쓰기 수준의 각종 인터넷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기사조차도 보기 어렵다.
특히 영화관련 기사를 보다보면 현실을 왜곡하거나
여론을 조장하는 기사들도 상당히 눈에 띈다.
답답한 노릇이다.
영화를 지독히 사랑하는 사람으로 답답한 마음을
이 공간에서라도 풀어놓다보면 조금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영화를 사랑하시는 영화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영화관련 이슈의 뒷이야기는 그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뒷담화를 쓰고자 하는 게 아니다.
영화계 중요한 이슈를 영화계 현실에 바탕을 두고
다른 시각과 시선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접근해보려 한다.
물론 사실과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첫 이야기로 “포스트 봉준호법”이다.
포스트 봉준호법은 영화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개혁 입법안’을 일컫는다.
현재의 영화현실에서는 제2, 3의 봉준호 감독의 배출이 어렵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있다.
포스트 봉준호법은 ① ‘대기업의 영화 배급, 상영 겸업 제한, ② 특정영화 스크린 독과점 금지(스크린 상한제), ③ 독립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 제도화’를 골자로 한다.
즉 관련법령인 ‘영화 및 비디오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을 촉구하는 것이다.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구성되는 21대 국회에서 이 규제방안이 만들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왜 제2, 3의 봉준호 감독의 출현이 어렵다는 주장이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언컨대, 오늘과 같은 환경이었다면 2000년에 개봉했던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는 영화화할 기회를 얻기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봉준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영화계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는 이유이다.
봉준호 감독 자신도 “지금 플란다스의 개와 기생충 시나리오를 들고
신인감독이 영화화 하겠다면 불가능할 것”이라 했다.
“제2, 제3의 <기생충>이 나오기 위해서는 투자, 배급, 제작 등
한국 영화업계가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2. 19일)
“동시에 젊은 감독이 뭔가 이상하고 모험적인 작품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1980~1990년대 홍콩영화산업이 어떻게 쇠퇴했는지 기억이 선명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작금의 현실을 에둘러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공감대와 위기감은 영화인들의 ‘반독과점 영화인 대책위원회’와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포스트 봉준호법에는 1,325명의 영화인들이 서명에 동참하였다.
임권택, 이창동, 정지영, 김지운, 이명세, 강우석, 이장호, 장준환, 장항준 등 감독들과
강동원, 김민정, 김수현, 김의성, 문소리, 설경구, 송윤아, 안성기, 엄정화, 정우성, 이선균, 변요한, 김규리 등
영화배우들이 참여한 사실로도 분명해지고 있다.
포스트 봉준호법의 구체적인 내용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후 연재를 통해 영화계 현실과 그 폐해, 구조개혁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물론 ‘포스트 봉준호법’에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대기업 극장주들이 주축이 된 ‘한국상영발전협회’가 대표적이다.
그들의 반대논리도 추후 하나씩 반박해 볼 것이다.
<기생충>이 한국영화 100년을 칸영화제 황금 종려상으로 마무리하고,
또 다른 100년을 아카데미 4관왕으로 시작하였지만,
자칫 향후 100년 동안 이 빛나는 성취와 업적의 한국영화를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
일본영화의 황금기가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본다면,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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