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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예비군 훈련(펌) - 영화보다 쎈 이야기 2

jelsomina jelsomina
2001년 12월 07일 20시 54분 01초 5879 11
남편이 예비군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오후가 되어 남편이 돌아왔는데...
아 글쎄 온 몸이 흙 투성이가 되어 돌아왔더라구요.-_-
"어머! 옷이 왜 그래? 훈련 받아서 그래?"
"아..아냐... 오늘은 훈련 안 받았어..."
"근데 왜 그래? 다른 사람 옷 입고 왔다고 벌 받았어?"
"아냐... 그런게 아니고..."
말을 제대로 못하고 얼버무리는 꼴이 뭔가 있었던 모양인지라
궁금해진 제가 재촉했습니다.
"그럼 뭐야! 얘기해 봐!" "저.. 그게 사실은..."
남편은 마지못해 얘기를 꺼냈는데...

남편이 훈련장 입구에 도착하니 아직 20분 전인데도
한 무리의 군복들이 모여 있더랍니다.

남편은 예비군 훈련이 강화되니 이제는 입구에서 모여서
단체로 올라가나보다 생각하고 그 열 끝에 가서 섰다죠.

잠시 후 인솔자로 보이는 병사 둘이 나타나더니 일행을
이끌고 훈련장으로 향했답니다.

그런데 언덕배기를 넘어서기가 무섭게 갑자기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   하면서 엄청나게 굴리기 시작하더랍니다.

와! 예비군 훈련이 이젠 이정도로 세졌단 말인가 하고 놀라면서도 남편은
엉겹결에 구령에 맞춰 땅바닥을 뒹굴었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모두 뒹굴었다죠.

그런데 한 동안 구르고있는데 "똑바로 못해 이 새꺄들아!"
하면서 욕까지 나오더랍니다.

야 이건 너무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열 뒤에서 구르던 남편이 일어섰더랩니다.
그러자 훈련을 시키는 병사중 하나가 의아스런 눈길로 다가오더래요.

그래서 남편이 "이봐 조교... 내가 오늘 사정상 동생옷을
입고와서 그런데 나 육군 장교로 전역한 사람야. 그리고 계급을 떠나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네들 군대 선배들인데 훈련을 강하게 하는건 좋지만 욕까지
하는건 좀 심하지 않아...요?" 하고 점잖게 따졌답니다. ㅡㅡ;;;

그러자 남편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 병사 왈,

"아니 선배님 여기서 뭐 하십니까? 교육장은 저 쪽입니다. 그리고 얘들은 제 선배가
아닙니다. 얘 들은... 우리 사단에 근무하는 방위병들입니다."

그러니까 방위병들 군기를 잡고 있었다는 얘기...

구르던 방위병들사이에서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남편은 벌개진 얼굴로 뒤도 안보고 교육장으로 향했답니다.

"오늘 졸지에 장교에서 마지막 방위가 되고 말았습니다..ㅜ.ㅜ..."
젤소미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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