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하이텔 과학 소설 동호회('과소동')에서 읽구 한참 웃었던 글인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하고 퍼다 올립니다.
DJUNA님이 올렸던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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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달 전 쯤인가 잠시 과소동 게시판들을 시끌법썩하게 만들었던
gUNAF님 기억하시죠? 어제 제가 채팅실에서 그 분과 관련된 글들을
모두 갈무리해두었다고 하자 다들 그걸 한 번 올리라고 하시더군요.
아직도 번역과 소개란에 몇몇 글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삭제된 것
도 많고 전자 우편으로 배달된 것도 있거든요. 그래서 대충 편집해
서 올립니다. 어느 게시판에 올릴까 잠시 망설였는데, 현준님이 창
번란이 가장 어울릴 거라고 하셨답니다. 저도 찬성입니다.  하지만
gUNAF님이 이 사실을 아신다면 노발대발하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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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배   (gUNAF   )
'암흑의 군대'..사과를 바랍니다.              02/27 23:01   12 line


  듀나님과 그 일당분들이 쓰신 '암흑의 군대'을 읽었습니다. 이곳저
곳을 떠도는 여행객이 이국 땅에서 고향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을 아실
런지 모르겠습니다. 그 덕분에 전 어제 몹시 흥분했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묘사에 불만이 있습니다. '암흑의 군대' 후반부에 김
훈완이란 지구인이 우리 종족의 아가씨를 보고 놀려대는 장면입니다.
그 지구인은 우리 하프하나 족이 "벌렁거리는 코를 가진 지저분한
털복숭이 괴물"이라고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저는
몹시 불쾌했습니다. 누가 당신네들을 보고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털도 없는 괴물"이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습니까?  

  gUNAF...


이영수   (DJUNA   )
[창번] '암흑의 군대' 에 대한 변명...         02/28 02:57   9 line


  gUNAF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지구인의 속좁은 미적
감각을 잣대로 해서  모든 생물들의 용모를 평가할 수는 없는 일
이겠지요. 하지만 <암흑의 군대>의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김훈완
은 해적선 선장이고,노예 상인에다 성격 파탄자입니다.  그런 인
간에게서 공평하고 이성적인 생각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
겠어요?

------------------------------------------듀나와 그 일당들이


이기훈   (zendog  )
[공지] 기배님의 글에 대해...                 03/05 17:07   8 line


  김기배님은 공지 사항을 참고 하시기를 바랍니다.  글을
올리실 때는 말머리를 달아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삭제됩
니다.    
  하지만 쓰신 글은 재미있었습니다. 외계인의 입장에서 쓰
셨군요.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어서 좋더군요.      

  선견...


김기배   (gUNAF   )
[창번] 아직도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03/06 14:28   12 line


   듀나님의 글은 매우 불쾌했습니다. 자기가 아니라 등장인물
이 한 말이라고 작가의 도덕적 책임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
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듀나님의 글엔 외계인들
에 대한 속좁은 편견들로 가득하군요. 하프하나 족은 털투성이
괴물이고,고굴리안 족은 난쟁이고,불리카낭 족은 덜 자란 코끼리
라고요? 유일하게 점수를 잘 준 외계인은 페를레니 족 뿐입니다.
그것도 불쾌합니다. 왜 그런 남녀추니의 기형동물이 그런 과대한
칭찬을 받아야 합니까? 듀나님과 그 일당 여러분은 마땅히 모든
우주 시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

  gUNAF...


이영수   (DJUNA   )
[창번] gUNAF님께...                          03/06 22:27   12 line


  그 점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을 드렸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쓴 것
은 픽션이고 그 안의 등장인물들은 다 스토리의 필요성에 의해 창조
된 존재들입니다. 그들이 모두 저희들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게세마네 호의 선원들은  악당들이니 악당처럼 행
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 글을 다시 한 번 잘 읽어보세요.  저희가
주인공으로 삼은 인물들은 모두 노예선에 의해 납치된 외계인들입니
다. 저희들은 김훈완 선장의 의견에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한마디 더. 페를레니는 자웅동체가 아닙니다. 성장하면서  성전환
을 하는 것이지요.

---------------------------------------------------------듀나가
  

김기배   (gUNAF   )
[창번] 여전히 불쾌합니다.             03/07 12:12   14 line


  듀나님의 이번 글에도 전혀 성의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지
겨운 변명을 그만 늘어놓으시지요!  "나 지구인 듀나는 하프하나 족
들에게 근거없는 모욕을 가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힘
이 듭니까? 당신네들의 그 알량한 자존심이 그렇게도 중요합니까?
  그리고 페를레니 족에 대해서도 당신네들은 전혀 틀렸습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지구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당신들이 페를레니
들에 대해서 알아봐야 얼마나 압니까? 좋아요,그들은 나이가 들면서
성전환을 합니다. 하지만 난 분명히 동갑인 페를레니들이 그짓거리를
하는 것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흥,이래도 내가 틀렸다고 말하겠습니
까? 세상 만물이 모두 듀나님 눈 앞으로 지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모
르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마십시오!

  gUNAF...


최현준   (sigma   )                                            
[창번] gUNAF님과 DJUNA님의 토론을 보고       03/07 22:27   19 line


  우선 듀나님의 '암흑의 군대'가 그렇게 외계인을 모독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악당이니 악당답게 행동해야지요. 제 개
인적 생각을 말하라면 김훈완은 듀나님의 만든 등장인물들 중에
서 가장 나았다고 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듀나님의 캐릭터들은
좀 천편일률적이고 밋밋한 데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김훈완의
경우는 과장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성격은 살아있는 것 같고
리얼합니다. gUNAF님이 지적하신 외계인 모독도 그의 성격을
묘사하는 것으로 보아야겠지요.
  그런데 gUNAF님,흥분하셨군요. 아닌가? 아니라면 혹시 듀나님의
글을 이용해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후후... 그렇다면
이 글들을 캡춰해 창번란에 올리십시오.

                             하제

덧붙임 : 그런데 이미 비슷한 줄거리의 소설이 있군요. 패트리시아
너스의 [어느 SF작가의 등단]입니다. 12번 게시판에 가서 670번
글을 읽어보십시오.
덧붙임 두번째 : 후후... '그짓거리'가 무얼까?

  
김기배   (gUNAF   )
[창번] 흥,소설이라고요?                      03/08 02:42   10 line


  모두들 나를 가지고 놀려대고 있군요! 이건 대단한 모욕입니다!
하지만 난 참겠습니다. 나는 내 명예만큼이나 언론의 자유를 중요
시하는 사람입니다. 은하 연방이 퍼뜨린 유언비어완 전혀틀립니다.
  대신 내 아내의 사진을 gif 파일로 여기 자료실에 올려놓겠습
니다. 특히 현준님과 듀나님은 이걸 꼭 받아보십시오. 이걸 보신
다면 내가 소설 속의 가공인물도 아니고 김훈완이라는 치사한 악
당이 얼마나 눈먼 장님인지 알게 될 겁니다.

  gUNAF...
  

이영수   (DJUNA   )  
[창번] 사과!                                 03/08 22:29   14 line


  막 gUNAF님이 보낸 파일을 받았습니다. 사진을 보내신다고 해놓고
서 그림을 보내셨더군요. 하지만 괜찮아요. 정말 잘그리셨거든요.이
런 재주를 가지고 계신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리고 김훈완이 하프하나 족에게 퍼부은 멍청한 소리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과드립니다! 부인께서는 정말  아름다우세요.  하인라인이
HAVE SPACE SUIT-WILL TRAVEL에서 묘사한 MOTHER THING이 꼭 부인처
럼 생겼을 것 같군요.  프리츠 라이버의 소설에 나오는 고양이 외계
인도 떠오르네요. 물론 부인께서 훨씬 예쁘시겠죠. 결혼하시기 전에
남자 친구가 많으셨겠어요. 정말 운이 좋으십니다.

추신: 그 그림이 너무 예뻐서 공개 자료실에 올렸습니다.

----------------------------------------------------뿅간 듀나가


김기배   (gUNAF   )            
[창번] 새로운 모욕!                          03/09 13:59   10 line


  당신네 지구인들은 정말 지독한 동물들이군요. 한 모욕을 끝내자
마자 새로운 모욕을 시작해요? 우리 종족의 여자들이 다 당신네들
처럼 음탕한 줄 아십니까? 내 아내는 나와 결혼 전에는 다른 남자와
손도 잡아 본 적도 없고 베일을 벗은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침대에서도 그렇게 비비고 문대는 지저분한 짓은 안합니다! 단지 알프
신이 허락한 성스러운 사정 만이 일어날 뿐입니다. 당신네들의 더러운
관점을 우리에게 대입시키지 마십시오!

  gUNAF...  


이영수   (djuna   )
[창번] 하프하나 여자들은 재미없겠다...       03/09 22:12   12 line


  하프하나 여자들은 정말 심심하겠네요. 로맨스도 없고,제대로된    
섹스도 없고... 그렇다고 사회활동이 허락되는 것 같지도 않군요.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지? 제가 하프하나 족 여자라면 일 분도 못
되서 숨막혀 죽어버릴 거에요.
  부인을 좀 더 잘 대해주세요. 우리 행성에서도 그렇게 재미없는
문화권이 몇 개 있는데,여자들이 너무 사는 게 재미없을 때는  어
떤 일이 일어나는 지 아세요?  다른 여자랑 눈이 맞아 달아난답니
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듀나가


김기배   (gUNAF   )
[창번] 더 이상 참을 수가...                  03/10 14:09   14 line


  난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소. 하지만 나에겐 더 이상의 인내심은
남아있지 않소. 당신네들은 손님을 맞는 수준이 겨우 이정도요?
  이기훈,최현준. 당신들은 나를 가공의 존재로 여기고 무시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시오.
  듀나와 그 일당들은 우리 종족의 육체를 모욕하고 우리 여자들을
변태로 몰아붙인 데에 대해 사과하시오.
  내일까지 기다리겠소.

덧붙임: 빌어먹을! 내 마누라가 다른 여자와 도망친 걸 어떻게 알
았소?!
  
  gUNAF...


이영수   (DJUNA   )
[창번] 그러게...                              03/10 23:31    5 line


  부인 일은 안됐네요.
  그러게 도망치시기 전에 잘해드릴 일이지...

-------------------------------------듀나 일당
  

김기배   (gUNAF   )
[창번] 결투 신청!!!                           03/11 23:12   14 line


  게시판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사과문은 없었다. 단지
듀나란 계집애와 그 일당들의 이죽거리는 낙서만이
있었다. 내 평생 이런 모욕을 받아본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현준,이기훈,듀나 일당! 나는 너희들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내일 밤 12시까지 보라매 공원으로 나와라.
무기는 4종류를 준비하겠다. 너희들에게 무기를 선택할
기회를 주겠다. 모두 한꺼번에 덤벼도 좋다. 그래도
내가 이길테니까.
  만약 나오지 않으면 너희들은 찔러죽일 가치도 없는
겁쟁이들이다.

  gUNAF...  


이영수   (DJUNA   )
[창번] 유감스럽게도 신청을...                 03:12 02:19    7 line


  유감스럽게도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겠군요. 어떻게 과년한
처녀가  밤 12시에 혼자 공원으로 나갑니까? 물론 비리깡깽이
같은 오빠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얼마나 시원치 않은지 내가
에스코트를 받는 게 아니라 해주어야 할 지경이랍니다.

---------------------------------------------------듀나가


김기배   (gUNAF   )
[창번] 마지막 글                              03:14 13:12   26 line


  너희들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11시 30분 전부터
무기를 들고 공원에서 기다렸다. 그러나 너희들은
한 명도 코빼기를 보이지 않았다. 혹시 너희들이
날짜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나는 그
다음날 밤 12시까지 기다렸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아는가? 사람들은 약속장소에 가만히
서있는 나를 구경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쳐다보았다.
어떤 멍청한 놈들은 그런 내 모습을 그리기까지 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썼던 지구인 가면은 털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내 목은 너희 별의 지저분한 공기로
아직까지 텁텁하다.
  너희들을 죽이지는 않겠다. 그러기엔 너희들은
너무나도 시시한 겁쟁이들이다. 그대신 죽지 못한 것이
유감일 정도로 고통을 주겠다. 앞으로 너희들은 너희들을
낳은 어머니의 그 어머니의 그 어머니까지 저주하게 될 것이다!
매 순간마다 쉬는 숨 한모금마저 고통스러워 질 것이며,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너희들을 공격할 것이다. 너희들은 공포로
몸의 피가 모조리 말라붙겠지만 결코 죽지는 않을 것이다. 알
겠는가? 결코 죽지는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그 지옥같은
삶 속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영원히 살면서 하프하나의
전사를 모욕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영원히 되새기라!
  이것이 하프하나의 전사 군나프 바쿠미다의 마지막 글이다.

  gUNAF...


번호: 4/9    형태: TXT   크기: 895B  Page: (1/2)  
발신일시 : 94/03/17 18:16
발 신 인 : 김기배   (gUNAF   )
수신/참조: 수신
제    목 : 사과의 말씀.

  최근 하프하나에서 탈출한 살인미수 용의자 군나프 바쿠미
다가 이 동호회에 일으킨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은하 경찰의
전 인원들을 대표해서 사과드립니다.
  하프하나는 여러분의 달력으로 14년 전, 문명 자체의 윤리
적 열등성에 의해 붕괴된 행성이었습니다. 군나프  바쿠미다
는 그 문명이 지향한 가치관의 철저한 숭배자로,몰락한 문명
을 복귀하려는 일련의 계획에  가담했다가  발각되어 도주한
수배범이었습니다. 우리는 2년 전부터 그를 추적 중이었습니
다.
  우리는 어제 그를 체포했습니다. 체포 당시,그는 이  동호
회의 정회원인 이영수씨의 집 대문 앞에 대인용 지뢰를 묻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다그쳐 그가 이미  묻었던
다른 지뢰를 찾아 제거했습니다.
  우리는 그를 경찰선에 태워 하프하나의 감옥으로 보냈습니
다. 적절한 뇌수술이 그를 온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더
이상 그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을 보장합니다.
  다시 한 번 연방의 일원이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을 사과드립니다.


                                     은하 연방 경찰
                                     도망자 송환국 소속  
                                     경감 마니몬 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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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와 그 일당들이 갈무리 해 올려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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