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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연기 문화에서 아쉬운점이 하나 있다

바로 ' 연기 ' 라는 단어이다.

단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자동적으로 연관된 단어들을 연상시킨다

예를들어 사과 라는 단어가 있다면

주스

농장

빨강

엉덩이

이런식으로 말이다.

연기 라는 단어는 한글문화 내에서 본의 아니게

" ~하는 척하다 " (pretend)

" 시늉 " (mimic)

이라는 의미를 자동적으로 연상시킨다

실제로 대한민국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진실되지 못한 사람에게 부정적으로 혹은 장난식으로 종종 이런말을 쓴다

" 야 연기하지마 ! 너의 가식이 이제 지겨워 ! "

이러한 단어적 연상작용이 대한민국 배우들의 뇌에 깊이 박혀있으므로

자칫하면, 연기라는 것은

' ~하는 척하는 행위 ' 가 되버린다

단어의 연상작용 자체에 이미

' 본질에서 벗어난 것 ' 혹은 ' 가짜 ' 라는 이미지가 깊이 박혀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이 사실상 연기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은

연기를 깊이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인식하고 있으며,

' ~하는 척하는 행위 ' 로 연기를 바라보고 캐릭터나 대본을 접근하면

본인의 연기가 만족스럽게 되지않음을 이미 본인 스스로 느끼고 있을것이다.

연기라는 단어의 다소 산발적인 측면을 의도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용도로

' 연주 ' 라는 용어를 필요에 따라 연기라는 단어의 대체재로 사용하면 좋을거 같다

그 이유는 피아니스트와 기타리스가 왜 뮤지션으로 인정 받는지에 대해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알수 있는거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를 해보자면.

같은 악보가 있다하더라도, 이 악보를 잘치는 훌룡한 피아니스트가 있고

그렇지 않은 피아니스트가 있다

또한, 비슷한 실력을 가진 피아니스트 2명이 있다고 했을때, 그들이 악보를 해석하는 방식부터

연주기법, 자신만의 정서를 곡과 조화롭게 표현하는 방식

이러한 것들이 피아니스트 각자가 다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작곡가 뿐만 아니라, 연주자를 아티스트로 인식하고

그들의 연주에서 감동을 받고 박수를 보내고 돈을 지불한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배우라는 하나의 직업군 이 작업하는 방식을 바라볼수 있다.

같은 영화 대본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해내는 것은 배우마다 다르다

배우는 자기고유의

정서, 느낌, 기억, 트라우마, 불안, 감정, 감각, 몸, 느낌, 움직임, 그리고 심지어는 자신의 외형까지

이 모든 것들을 악기화에서 자기 자신을 연주하는 연주자라고 할수 있다.

" 배우는 대본이라는 악보를, 자신이라는 악기로 연주하는 연주자 이다. "

그렇다고 해서, 연기 라는 단어가 수면아래로 사라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연기라는 단어는 이미 학술적으로든, 상업적으로든 검증되고 약속된 단어이다

이것을 굳이 거스를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 연기를 일종의 연주로 바라볼수 있다 "

이 문장의 가치는, 배우가 자신의 연기실력 향상을 위해

연기훈련을 어떻게 접근 할것인가를 골몰 할때, 그 진가를 발휘 하는듯 하다

훌룡한 연주를 하기 위해선, 악기의 특성을 잘알아야 하고

악기를 잘다뤄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우는 자신의 정서, 감정, 기억, 트라우마, 불안, 에너지, 감각, 외형, 이미지들을

잘 인식하는 습관 및 훈련 과 더불어서

이러한 것들을

대본과 캐릭터설정과 함께 잘 조화시켜

그 결과물이 하나의 좋은 일련의 연주가 되어

어떻게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과 감동을 줄것이냐 라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고민으로 한발더 나아갈수 있게 된다

배우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하곤한다

" 연기에는 정답이 없다 "

맞는 말인거 같다

그런데 좋은 연기훈련법에는 정답이 있는거 같다

그리고 배우라면 이 좋은 연기훈련법을 찾는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