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온지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꿈꾸는자 2001.07.20 19:56:35
숨이 막혔다.
너무나 우습게도..
아픈 다리를 이끌고 강남에 나갔다. 친구를 기다리는데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 많은 인파속에서 갑자기 내 목을 조으는 뭔가가 있다.
숨이 막혔다.
너무나 우습게도..
나보고 너무나 자유롭게 산다고 다들 부러워한다,
헌데 난 요즘 불안하다.
집에 돌아오니 뭔가 모를 불안이 밀려오고.. 답답하다.
어디로 가고 있지. 그런 생각도 조금 들고..
난 내가 가려는 길로 지금 걸어가고 있는데, 내가 살아갈 내 인생을 좀 더 제대로 걷고 싶어 지금 내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는건데 왜 이리 뭔가 뿌연 안개로 보이는건지 알 수 없다.
내가 가는 길이 밤에 달빛만으로 달리던 그 길 같다.
바로 100m 앞도 잘 보이지 않던 그 길, 바로 앞만 보고 가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더 보이던 그 어둑어둑한 길. 그 길 같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요즘 난 숨이 막힌다. 누군가 내 목을 조으는 듯 하다. 루마니아의 국경지대 근처에 있던 Vama veche란 해변에서 만난 39살 먹은 스웨덴 남자가 생각난다. 거긴 나체촌이라기엔 그렇지만 다들 옷을 벗고 바다에 들어가고 썬텐을 하고...
그는 몹시 자유로워 보였다. 결혼도 아이도 싫다고 했다. 정말 밝아 보였고, 그래 너무 좋아 보였다. 티벳에 들어가기 위해 중국인처럼 분장을 하고, 트럭 화물칸에서 10일을 보냈다고 했다. 히말라야도 올라갔다 오고, 22살때부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면서 내내 지도를 보며 자기가 갔던 곳을 설면해 주었었다. 다 알아들을 수 없는 내가 너무 미웠었지..
누가 내게 강인한 박정숙이란다.
날 인정하고 싶지 않다. 요 며칠 난...
내일 아빠를 만나러 삼천포에 간다.
뭐라고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날 찾으러 인도에 갈꺼라고 하면 뭐라고 하실지.
하지만 난 갈꺼다.
처음 먹은 맘을 끝까지 가져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