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20세기 소년>

vincent 2001.07.19 03:47:05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몬스터>에 이어 겨우 두 번째다(마스터 키튼>을 아직도 못봤는데, 이번 작업만 끝나면 당장 빌려볼테다). 그런데도,  만화가의 연출력이라는게 바로 이런걸 얘기하는거구나, 감 잡게 해줬다. 개인적으로 만화 보는데 소설보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후천적 기능 결핍증 때문에(어릴 때 만화가가 꿈인 적이 있었다. 만화가는 그림만 잘 그리면 된다는 순진한 생각으로 만화가들의 그림을 꼼꼼히 훑어보고 그림 보다 내용을 까먹어 읽은 페이지를 몇 번씩 다시 보다보니 자연스레 생겨난) 읽는데 애를 많이 먹긴 했지만, 그래도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재미 있는 것은 <20세기 소년>을 읽다보면, '친구'라는 말처럼 무서운게 없다는 것인데, 만약 이 책을 읽다가 누군가 "우리 친구 맞지?"라든가 "친구 아이가~"라는 말을 듣는다면 소스라치게 놀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읽어보면 안다. ^^

  오옴진리교 사건을 연상시키는 소재에다, '지친 어른들의 꿈' 얘기까지 덧입혀 놓은 것은 우라사와 나오키식의 휴머니티다. 아마, 이 것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 그를 다른 작가들과 구분시키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