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로 살아가기 1

simplemen 2001.06.10 18:51:40
내가 노래를 못부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지금으로부터 이십오년전이었습니다..
초등학교2학년때 전학을 가게 되었는데..
왜..전학온 학생은 으레 노래를 한 곡 부르져..
저도 자신있게...
옆구리에 두 손등을 가지런히 올리고..(참고로 저는 건장한 70년 28세(?)의 청년....)
머리를 좌우로 예에뿌게 흔들며 일학년 음악교과서에 나왔던 달맞이를 불러제꼈슴다..
그 때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육십명의 학우들이 일제히..폭소를 터트렸숨다..
아..나때문일텐데..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
머리속이 복잡했숨다..
그렇게 복잡한 머리속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끝까지 불렀슴다..
그리곤 며칠동안 집에 오자마자 다락방에서 고민하기 시작했슴다..(그당시의 저는
유난히 다락방을 좋아했었져..삼양라면..물론 생라면으로 스프를 뿌려서 다락방에서
먹는 그맛..!!!@)
그리고 낸 결론...아..내가 노래를 못부르는 모양이다..그것도 폭소를 터트릴정도로 무지..
그 후로 저는 노래를 잘부르는 것을 포기했을 뿐만아니라...
육십명이 넘는 군중앞에 서면...가슴의 떨림이 목소리에 배어나와..자동적으로
바이브레이션이 되는 현상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져..--;;;;

하지만..먼 훗날...(대학교2학년때...) 그당시의 현상을 정밀분석해 본 결과..
그 폭소의 정체는 내 노래때문이 아니라 내 제스쳐..손등을 가지런히 허리에 올리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던...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슴다..
그 당시 ...내가 그런 결론에 도달할 지적인 능력이 있었다면..
지금쯤..텔리비젼 안에서 노래를 멋지게 불러제끼고 있을지도..-..-;;;
(이 에피는 재미가 엄네여..머..담엔 재미있는 에피도 있숨다(라고 우겨봅니다)
리플달아주세여..계속 쓸까여 말까여...그럼..쉬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