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답답한 마음에서...

montazu 2001.05.19 13:58:43
99년 여름 독립영화 단체와 함께 시작한 영화 일이 올해로 3년째네염. 늘 연출부로 일하다가 작년 여름 선배의 부탁으로 첫장편의 스크립을 하게 됐죠. 연출부로 일하면서도 스크립이란 부분을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에 제가 직접해보니 이 일이란 게 제겐 꽤 괜찮은 일 같습니다. 제게 감독은 직업으로서 보단 언젠가 '내 영화 하나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정도여서 사실 연출부라는 것이 내심 부담스러웠거든요. 한작품 한작품 거치다보면 입봉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기지나 않을까. 그래서 충무로 연출부로 쉽게 들어오질 못했죠. 뭐 평생 영화는 하고 싶은데...  연출부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어서 스크립터를 시작한 건 아닙니다. 현장 안에서 느낀 <스크립>이란 일과 영화에 끼치는 영향과 그 사람의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앞으로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여나 영화가 만들고 싶어져 감독이 되었다 하더라도 다른 작품에서는 스크립터로 일하고 싶은거죠. 그래서 저는 <전문스크립터>가 되려고 합니다. 현실상 무모한가요? 이미 스크립터로서만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필요성을 알면서도 '아직은 현실상....'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전 좀 단순해서 그런가 모르겠지만,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은 하고 있는데, 연출부로서 보던 것과 막상 제가 시작하고 보니, 프리 단계에서 어떤 역할과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지를 적고,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그 외 진행되는 얘기들과 과정들을 체크하는 정도가 제가 알고 있는 정도입니다. 더 찾아보고는 있지만, 혹.. 이외에도 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해 주셨음 고맙겠고, 현재 스크립터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글을 보신다면 말머리든 쪽지든 알려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