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영화인'은 누구인가..

JEDI 2001.04.29 20:52:44
대종상 시상식을 하면서..영화인들의 축제라고 말한다.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느니..신/구 영화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룬 모습이 보기 좋다느니.. 하면서.. '영화인' 이라는 말을 쓰는데...
(아..나는 지금 그 짜증나는 대종상 얘기를 또 하려는게 아니다..)

영화인들의 축제가 열렸다는  그날밤..
내 주변의 어떤 영화인 동료도 축제를 즐기는 사람은 없었다.

극히 일부의 스타급 배우들이 우아하게 빨간주단 위를 걸으며 플래쉬세례를 받을때..
적어도 내 주위의 '영화인' 동료들은 얼마전에 엎어진 영화때문에 고민하고 있었고,
지금 작업하고 있는 이 영화가 들어가는건지 어떤지 전전긍긍하고있었다..
그들에게서 어떤 축제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다 한번..그것도 몇십억의 돈까지 받아가며 영화출연 한 번 하면 파티에 초대되고 '영화인'으로 등극되는 현상..
돈 안주면 영화라는거 거들떠도 안 볼 사람들이 영화인 축제의 주인공인 현상..

젊음을 다 바쳤고.. 그런대도 그에 대한 댓가라고는 감히 말도 한번 꺼내보지 못한..
그냥 영화가 좋아서... 세상에서 힘들고 더러운 일들은 마다않고 다해온.. 우리 스탭들은 아주 철저하게도 소외되는 현상...아니..소외되고 할것도 없이... 그냥 아무 상관도 없는 '영화인'들의 축제.

... (갑자기 흥분이 과해서 글이 꼬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람)

도대체 누가 영화인이란 말인가..

정말 영화인들을 위한 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
1년에 한번 감독과 주연 배우와 조명부 막내가 '영화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어울리고 서로 맞먹을수있는... 촬영부 막내가 주인공일수도 있는 파티..  심은하와 강우석과 우리 연출부의 막내가 나란히 앉아 밥먹고 건배하는 진짜 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판도 참 대표적인 계급사회다.

TV보다가 갑자기 열이 받혀서 두서없는 몇자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