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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h~~ 2000.07.09 10:58:01
어제는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지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
꿀꿀한 기분을 선배들과 어울려 술 몇잔으로 털어 버리려고 했으나...여의치 않았다.
선배랑 집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그(?)의 메시지를 받고는 냅다 선배를 버리고(?) 그를 만났다.
보기 전에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얼굴을 마주대하고 나니 그저 그런 기분이었다.(아마도 꿀꿀함의 최악이었나 보다...)
내가 별말 없이 술잔을 기울이자 그는 걱정이 되는듯 하면서도 구지 이유를 묻지 않는다. 그는 늘~~~~ 내가 먼저 무언가에 대한 어떤 이유를 말해줄때까지 그냥 그렇게 그자리에서 지그시 나를 기다려 준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사랑한다.

연출부 생활 5개월만에 드디어 계약을 했다.
분명 조금쯤 들뜨고 기분이 좋아야 하건만, 오히려 마음이 묵지근해지는건 왜 일까?
계약한다는 어떤 전초전도 없이 어느새 내 손에 쥐어진 얼마간의 돈~~~
나는 별로 현실의 기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나리오 각색료 이외...영화를 시작하고 처음 받는 계약금 이었는데도 말이다.
아...이 알수 없는 납덩이의 정체는 뭐지??


- poo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