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왔습니다..

blzzz313 2011.02.27 13:58:13

뭐 저를 기억하실 분이 별로 많지는 않은 걸로 압니다만 그래도 제 글에 꼬박꼬박 리플 달아주시던 다정한 님들이 계셨기에 잘 살아 돌아왔다는 글 남깁니다.

 

저는 올해 31살 여자입니다.... 일할 때는 연출 일도 하고 작가 일도 하고 배우도 하는... 정체 불명의 ㅋㅋ

 

늘 알바를 하거나 이쪽 일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인지라... 늘 바쁜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늘 저답게 여전히 방긋방긋 잘도 웃습니다^^

 

필름메이커스에서 사라졌던 기간은 돈 버는, 이른바 파트타임일을 하는 기간이었네요.

 

그동안 하루도 안 쉬고 주7일로 12시간씩 일해서 빚은 좀 줄였고

오늘이 세 달만에 처음으로 쉬는 날이네요.

그 일은 처음부터 세 달만 하기로 했던 일이라 ㅋㅋ

 

그 전에 하던 유치원생들 돌보는 일은 이혼한 여자 가정집에서 하던 일이었는데 애엄마가 돈을 잘 안 줘서 30만 8천원(애들이 애들 엄마가 펼쳐놓고 간 눈썹칼 이런 거에 베여서 약도 제가 사다주고 그래서요) 못 받고 애들이 애아빠한테 가버렸; ㅋㅋ

그래도 돈과는 상관없이 애들이 정말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내일모레는 저 신촌 사는데 애들이랑 애아빠가 사는 부천으로 가서 애들한테 주려고 사둔 선물 주고 과천 가서 제가 연출했던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가 이번엔 아동극을 한다고 하길래 그 공연도 같이 보고 동물원 구경도 하기로 했답니다, 1일날은 날씨가 좀 좋아야 할텐데요... 힝...

애들 아빠는 저보고 참 속도 없다고, 애엄마한테 돈 떼인 사람 한두명 아니니 애엄마 집 가서 행패도 좀 부리고 그러라고...

뭐 세 달 지났는데 받을 수 있긴 할까요? ㅋㅋ

그래도 돈을 결과적으로 제대로 못 받아서 그렇지 개인적으로 되게 좋은 경험이었어요... 애들이랑 놀아주고 밥 먹이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애들 재우고 자다가 깨면 안아주고^^

 

참 그동안 재미있는, 그러나 저에겐 슬픈 일도 하나 있었어요. 나홍진 감독님 황해에 단역이지만 출연했었거든요. 형사들이 수사하는 씬에서요... 그래서 개봉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었는데...

그런데 그  장면이 통으로 다 편집 ㅋㅋ (그 장소에서 찍은 씬이 다 바이~!)

더구나 그래서 영화에는 안 나오는데 맨 마지막 캐스트명단에는 제 이름이 나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었다는-_-;

지방 촬영이었던 데다가 하필 촬영날이 제 생일...  그날 하루 정말 올인했었는데... 아는 사람들한테도 다 말해놓았었는데 ㅎㅎ 완전 창피!

 

촬영 날도 웃겼어요... 제가 황해에 원서를 낸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알고 연락주셨냐고 했더니 조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제 프로필이 돌고돌아 어쩌다보니 알게 되었는데 프로필 사진 표정이 띠꺼워보여서 감독님이 그 사진을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그런데 그게 제 나름대로는 제일 예뻐보이는 사진이라고 생각했던 거였는데.... ㅋㅋ

저에겐 예쁜 사진이 나홍진 감독님에겐 띠거워보이는 사진이었다니 ㅎㅎ

그래도 감독님이 저한테 말도 걸어주셔서 좋긴 했다는...

 

그 이후에 씨에프도 하나 찍었는데 제가 집에 티비가 없어서 정작 보진 못 했네요 ㅋㅋ

 

동국대 학생분들하고도 작업을 하나 했는데 얼른 후반작업이 끝나서 결과물도 보고 싶네요... 제가 했던 역이 수위가 완전 높다보니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ㅋㅋ 여지껏 작업했던 학생작품 중에서 가장 기대가 됩니다 ㅎㅎ 시나리오가 워낙 좋아서요^^

 

최고은 작가님이 돌아가시고나서 평소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이 제 생각이 났다면서 전화를 하고 그래서 한동안 기쁘면서도 슬펐어요...

관련 기사만 봐도 눈물이 나고 그랬었는데 사람들이 저랑 그 분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지

잘 살고 있냐고... 어디서 굶고 있는 건 아니냐고 묻는데 기분이 참...

뭐 두서없이 쓰다보니 글이 상당히 이상해졌는데...

좌우간 저 돌아왔습니다^^

학생작품이든 상업이든 캐릭터 맞고 페이도 맞으면(빚이 천만원대인지라... -_-;) 바로 출동합니다요!

여기서 죽순이할테니 내치지 말아주세요!

홍홍!